美 주식 덜어내는 서학개미…반도체만 공격 베팅
톱 50개 종목중 반도체·AI가 19개
6월 美주식 순매도액은 14.5억달러

서학개미들이 반도체 정점 우려와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주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세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 주식 매도세는 석 달째 이어지는 양상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이달 들어 9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티커명 SOXL) 상장지수펀드(ETF)로 집계됐다. 순매수 금액은 4억 5766만 달러(약 6976억 5690만 원)로 2위인 마벨 테크놀로지(1억 4759만 달러)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자금이 몰렸다.
SOXL은 ICE반도체지수 하루 변동 폭의 세 배를 추종하는 ETF다. 마이크론(7.95%)과 AMD(6.41%), 브로드컴(4.31%) 등 미국 상장 반도체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변동성이 세 배에 달하는 만큼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이달 들어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리자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3위)과 ARM홀딩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관련 단일 종목에도 자금이 몰렸다. 업종별로 보면 상위 50개 중 반도체·AI 인프라 종목이 19개로 가장 많았고 순매수액도 13억 5343만 달러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다. 스노우플레이크·오라클·코어위브 등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종목까지 합산하면 AI 관련 성장주 비중은 78.3%에 달한다. 최근 변동장세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반도체 정점 우려가 거론됐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본 것이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도 “(빅테크의) 유상증자는 AI 투자 지출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이달 들어 미국 증시 전반에서는 서학개미의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9일까지 미국 주식을 14억 5245만 달러(약 2조 2147억 원) 순매도했다. 4월(4억 6900만 달러)과 5월(9억 3977만 달러)에 이어 매도 우위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지면 2023년 4~7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100% 공제가 이달부터 7월 말까지 80%로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증시로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가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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