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39주년, 다시 일어선 청년들… "참정권 훼손" 규탄 불길

나경연 2026. 6.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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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6개 대학 동시다발 시국선언…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참정권 훼손" 규정
6·10 민주항쟁 기념일 맞춰 선거 절차와 제도의 공정성에 문제 제기
전문가 "사회의 부조리한 문제에 청년들이 가장 먼저 반응하고 목소리 내"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연합뉴스]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10일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기념일에 대학가가 다시 참정권 수호를 외치고 나서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거 행정 착오를 넘어 민주주의 절차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국 16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각 캠퍼스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참정권 보장을 외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참여 대학은 건국대·고려대·경희대·부산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전남대·전북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등이다.

참가 학생들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국가가 국민의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중대한 민주주의 훼손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참정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민주공화국의 출발점"이라며 "국민이 행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국가기관에 의해 침해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고 선언했다.

대학가가 이번 시국선언 날짜를 6·10 민주항쟁 기념일로 정한 점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6·10 민주항쟁은 1987년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조치'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를 요구하며 전국적으로 일어난 시민 항쟁이다. 이후 같은 달 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하는 6·29 민주화선언이 발표되면서, 6월 항쟁은 한국 민주주의의 제도적 전환점으로 기록됐다.

각 대학은 이 같은 역사적 의미를 바탕으로 "민주화운동을 통해 쟁취한 1인 1표의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대학가의 움직임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청년층 사이에서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선거 절차와 제도의 공정성을 묻는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입시와 취업의 과정에서 아주 작은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것을 직접 경험한 청년들에게 절차의 공정성은 공동체의 근간을 유지하는 규칙이기 때문에, 이번 시위는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되묻는 성격도 갖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87년 민주항쟁이 독재에 맞서는 민주주의 시위였다면 지금 학생들은 제도의 개혁, 형평성의 회복, 유권자의 권리 등을 말하고 있다"면서 "공통적인 것은 시대가 바뀌어도 사회의 부조리한 문제에 대해 청년들이 가장 먼저 반응하고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전반적으로 지금 청년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로서 취업이 어렵고 소득이 낮은 상황"이라면서 "기성세대의 잘못된 행정으로 본인의 투표권마저 빼앗겼다고 생각해 분노가 표출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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