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남의 얼굴을 만졌다"..긴장감에 손 떨렸던 하루 [JOB스러운 기자들]

김현지 2026. 6. 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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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뷰티 컨설턴트' 체험
전용 기계로 정밀 피부 진단 후
개인 맞춤형 스킨케어 진행
클렌징부터 모델링팩까지 풀코스 케어
컨설턴트, 스킨케어 관련 '케이스 스터디'까지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성수에서 김현지 기자(오른쪽)가 뷰티컨설턴트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역대급 취업난 속에서 아르바이트는 이제 단순한 '용돈벌이'가 아니다. 지난해 기준 구직을 포기하고 숨고르기 중인 '쉬었음' 인구 255만명 시대. 알바는 누군가에게는 내일을 기약하는 가장 절실한 디딤돌이자 사회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본지는 소비의 최전선인 유통·식품 분야 기업·고객간거래(B2C) 현장을 중심으로 우리 시대 직업의 실상을 체험하고 생생히 전하는 'Job(잡)스러운 기자들'을 격주마다 연재한다. 화려한 쇼윈도 뒤편의 백화점부터 원산지의 거친 숨결이 느껴지는 농촌까지, 기자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직업 전선'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낸다.

[파이낸셜뉴스] "보습을 돕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로션 올라갑니다. 조금 차갑습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 성수에서 기자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올리브영의 뷰티 케어 전문가 '뷰티 컨설턴트'로서 하루를 보냈다. 처음에는 피부 관리를 해주는 일이라고 해서 단순히 제품을 체험시켜주는 정도를 떠올렸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뷰티 컨설턴트는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관리 방향을 제안하는 '전문 피부 코치'에 가까웠다.

이날 체험은 전문 뷰티 컨설턴트가 사수가 돼 철저한 일대일 교육을 진행한 뒤 실전에 투입됐다.

3층 비밀 공간서 시작된 맞춤 케어
뷰티 컨설팅의 첫 단계는 고객 별 피부 진단이다. 체험이 진행될 매장 3층에 도착하자 중앙 판매 공간 뒤쪽으로 피부 진단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지어 있었다. 진단에 들어가기 전 개인별로 마련된 일회용 머리띠를 작용해 얼굴이 완전히 드러날 수 있게 했다. 고객이 맨 얼굴을 기기에 넣자 얼마 후 유·수분 밸런스와 피부 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가 옆쪽 컴퓨터 화면에 나왔다. 단순히 피부 타입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평소 스킨케어 단계에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설명이 나왔다.

기자가 전담한 고객은 진단 결과 수분 부족형 지성, 이른바 '수부지' 피부였다. 이마부터 콧대를 관통하는 T존은 유분이 많고 U존은 건조한 상태였다. 피부가 얇은 편이라 나이가 들수록 잔주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홍조가 있어 진정과 보습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피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사용할 제품과 관리 코스는 진정·수분 보충에 초점을 맞췄다. 본격적인 피부 케어가 이뤄지는 '스킨핏 스튜디오'는 같은 층 한편에 마련된 프라이빗 공간이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깔끔한 에스테틱숍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안쪽에는 세면대와 세면도구가 있었고 가운데에는 고객이 눕게 될 커다란 모션베드가 놓여 있었다. 옆에는 다양한 화장품과 관리 도구가 담긴 이동식 트레이가 있었다. 예전 학교 보건실이 떠올랐다.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성수에서 김현지 기자(오른쪽)가 고객에게 피부 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혹시 아플까, 간지러울까" 떨리는 손
먼저 컨설턴트가 시범을 보이며 밀착 교육을 했다. 맨손으로 다른 사람의 피부를 관리하는 만큼, 위생이 최우선이었다. 세면대에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깨끗하게 씻고, 관리 과정 중에도 단계가 끝날 때마다 손 소독을 반복했다.

이어 모션베드를 눕히고 고객에게 수건과 터번을 씌운 뒤 첫 단계인 클렌징을 시작한다. 각 제품을 바르기 전에는 "차갑습니다"라고 미리 안내한다. 따뜻한 공간에서 시원한 온도의 기초제품이 갑자기 얹어지면 놀랄 수 있기 때문이다. 눈가를 최대한 피해 부드럽게 클렌징을 진행했다. 보드라운 스펀지에 물을 흡수시켜 얼굴 전체를 한땀한땀 닦아낸 뒤, 코 옆처럼 노폐물이 끼기 쉬운 부위를 한 번 더 정리했다.

남의 얼굴을 이렇게 많이 만지는 경험은 처음이라 생경했다. 혹시나 닦아내는 힘이 너무 강해 고객이 따가워하지는 않을지, 너무 간지럽지는 않을지 이런저런 걱정에 손이 살짝 떨렸다. 다행히 고객은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고 대답했고, 이후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토너, 세럼, 알로에 제품을 차례로 사용하고 피부 관리 기기를 사용해 흡수시켰다. 마지막으로 모델링팩을 올린 뒤 팩이 굳는 동안 결과 카드를 작성했다. 붉은기와 열감이 많아 주 1회 모델링팩 사용을 추천했고, 건조함이 심해 저녁에는 수분 세럼을 두 번 덧바르도록 안내했다. 또 마데카소사이드,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같은 피부 장벽 강화 성분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모션베드를 일으켜 세우고 터번을 풀자 고객의 피부가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처음보다 훨씬 촉촉하고 윤기가 도는 피부를 보니 뿌듯했다.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성수에서 김현지 기자가 뷰티컨설턴트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올리브영N 성수 뷰티 케어 서비스 누적 이용 건수는 지난 2024년 11월 출시 이후 올해 3월까지 4만6364건에 달했다. 외국인 고객 비중도 높다. 뷰티 케어 서비스 현장 예약 고객의 62%가 외국인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스킨·두피 컨설팅 이용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90%에 달한다"며 "스킨 컨설팅을 받은 고객의 약 70%가 실제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구매 전환 효과도 높다"고 전했다.
'의사의 처방처럼' 힐링얻은 체험
체험을 마친 뒤 컨설턴트에게 평소 고객 응대의 어려움을 물었다. 얼굴을 직접 만지는 업무인 만큼 컴플레인이 많지 않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의외로 특별한 컴플레인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해당 컨설턴트는 "피부 관리를 받으러 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휴식과 힐링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여유롭고 친절하다"고 했다.

하루 동안 체험해본 뷰티 컨설턴트는 공부할 것이 많은 직업이었다. 고객마다 피부 상태가 다르고, 재방문 고객도 많아 새로운 제품과 성분 정보를 계속 익혀야 했다. 컨설턴트끼리 정기적으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케이스 스터디'도 진행한다고 했다.

직접 체험해보니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관리 방향을 제안하는 과정이 마치 의사의 처방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날 뷰티 케어 체험은 서비스를 받은 고객처럼 힐링을 얻은 하루였다.
  • 외국인 관광객 90%가 찾는 그곳, 올리브영의 '비밀 공간'을 가다

[기자의 알바 체험 한줄 평]
■ 근무 편의성 : ★★★★☆
타인의 민감한 얼굴피부를 다루다보니 긴장도가 높지만, 대부분 앉아서 진행할 수 있어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다.

■ 근무 분위기 : ★★★★★
편안한 분위기에서 힐링을 받는 고객들이다 보니, 대부분 마음의 여유가 있고 친절한 편이다.

■ 난이도 : ★★★★☆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과 성분 및 효능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보니 매일매일 공부는 필수!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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