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판돈도 늘었다…고환율에 웃는 K카지노
롯데관광 카지노 순매출 19.5%↑
파라다이스도 드롭액 7653억 달해
원화약세에 지정학적 리스크 겹쳐
중일 큰손 여행객들 한국으로 발길
바카라대회 등 여름마케팅 본격 전개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가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방문객 자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원화 약세의 효과로 고객들이 카지노 게임에 쓰는 돈의 규모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 GKL 등 국내 주요 카지노 업체는 지난달 순매출과 드롭액(판돈) 등 주요 지표에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드림타워의 지난달 카지노 순매출은 494억 2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었다. 이는 역대 5월 카지노 매출 중 최고 수준이자 전체 역대 월별 매출 4위다. 통상 카지노 업계의 성수기는 7~8월인데 이미 5월에 예년 성수기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이용객 수도 6만 319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 롯데관광개발의 월간 카지노 이용고객이 6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지난달 게임 드롭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7653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드롭액은 고객이 카지노 게임을 하기 위해 칩으로 교환한 금액을 뜻한다. 5월 드롭액은 2023년 1월 이후 월별 평균액인 5699억 원을 2000억 원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GKL은 지난달 순매출이 431억 원으로 전년 동기(306억 원) 대비 40.8% 급등했다. GKL 카지노를 찾은 총 외국인 방문객 수도 7만 4136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총 4685명(6.75%) 늘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가운데 지정학 이슈로 카지노의 주요 고객인 중국·일본인의 한국 방문 수요가 더욱 커진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근거리 여행 수요가 커진 데다, 중국의 한일령으로 중국 카지노 고객이 일본이 아닌 한국을 찾은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초 일본의 황금연휴(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친 것도 두 국가의 방문객 급증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드롭액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었다. 파라다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VIP 고객들의 총 방문일은 1만 7078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난 반면 카지노 총 드롭액은 18.7% 늘었다. 드롭액 증가율이 고객 증가율을 크게 웃돈 것이다. GKL의 5월 드롭액도 37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하며, 같은 기간 방문객 증가율(6.75%)을 뛰어넘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통상 원화 약세는 외국인 방문 수요를 증가시키고 체류 여건을 개선해 점진적으로 드롭액 확대 요인이 된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높으면 같은 규모의 달러로 더 많은 원화를 환전받을 수 있는 데다, 저렴하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더 많이 게임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카지노 업계가 올 7~8월 성수기에도 기록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20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40.4% 높은 수치로, 실현될 경우 롯데관광개발은 처음으로 연간 2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파라다이스와 GKL도 각각 전년 대비 21.3% 늘어난 1890억 원과 27.0% 늘어난 66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카지노 업계는 외국인 고객 공략을 확대할 방침이다. 파라다이스는 현재 일본인 중심의 고객 구성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파라다이스의 VIP 고객 중 일본인이 51.1%로 절반을 넘는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메인 시장인 일본은 물론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달 5주년 바카라대회를 열고 본격 성수기 전 공백을 메운다. 롯데관광개발은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 영향에도 불구하고 5월 실적이 이미 지난해 7~8월 성수기 기록을 크게 뛰어넘은 만큼 올해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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