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체불왕 ① 회장님의 대국민 거짓말, 그후 3년
대유위니아그룹 체불 사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임금 체불 사건이다. 수천 명의 노동자가 경제적 파탄으로 내몰렸다. 핵심 책임자는 그룹의 회장인 박영우다. 그는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을까. 검찰은 박 회장에게 제대로 된 법적 책임을 물었을까.
뉴스타파는 <검찰과 체불왕>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사건의 형사소송 기록 등을 토대로 그동안 드러난 적 없는 ‘체불왕’ 박영우 회장과 그 일가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 무엇보다 이들의 범죄 혐의를 덮어준 검찰의 행태를 추적한다. <편집자 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위니아’ 공장. 이름만 들어도 아는 김치 냉장고, ‘딤채’가 생산됐다. 과거,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천 대였다. 근무하던 노동자만, 3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 활기찼던 공장의 기계음은 완전히 멈춰 섰다. 냉장고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들이 한 쪽에 쌓여 있다. 완제품 김치 냉장고도 박스 채로 서 있다. 최소 인력만 멈춰버린 공장을 지키고 있다.
이 김치냉장고는 출하를 바로 할 수 있는 상태죠. 그런데 공장이 법정관리 상태여서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어요. 32년간 공장 다녔는데 급여와 퇴직금 합해서 체불 임금이 3억 원이 넘어요. 가장으로서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 박창교 / 대유위니아 체불 피해 노동자(체불 임금 3억여 원)
한동훈 “검찰,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박영우, 체불 변제 약속했지만...

지난 2023년, 위니아, 위니아전자가 속해 있는 ‘대유위니아그룹’에서 임금 체불 사태가 터졌다. 체불 액수의 시작은 400억 원 대였다. 규모를 놓고 봤을 때, 사상 최대의 임금 체불 사건이다. 한 때는 연간 매출액이 4조, 5조원에 달하는 중견 기업이 ‘단군 이래 최다 체불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검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당시 검찰이 임금 체불 뿐만 아니라 체불에 이르게 된 과정, 그러니까 중견 기업이 부실화된 원인과 그 경영자의 책임이 파헤쳐 질지가 관건이었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이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가 그래서는 안 된다”며 “검찰이 심각하게 이 사안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했다.

핵심 책임자는 대유위니아 그룹의 오너, 박영우 회장이다. 박 회장은 위니아, 위니아전자 등의 가전 계열사와 대유에이텍, 대유플러스 등 자동차 계열사 등 수십계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유위니아 그룹의 대주주다.
박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첫째 딸인 박재옥 씨의 사위로, 대통령이었더 탄핵된 박근혜 씨와는 조카사위 관계다. 때문에 박 회장의 회사들은 과거 이른바 ‘박근혜 테마주’로 불리기도 했다.
검찰이 움직이자, 박 회장은 노동자들의 체불 임금을 갚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계열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골프장 등을 팔아 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수차례 공언했고, 대국민 약속을 내놨다. 질의를 하던 당시 국회의원들과 이를 지켜본 피해자들은 박 회장의 말을 믿었다.
검찰은 그 다음해 3월, 박영우 회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400억원 대 체불, 그리고 10억 원을 횡령한 혐의였다. 그리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박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사상 최대 체불액과 피해자들의 고통과 분노에 턱없이 부족한 결과였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박 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현재 수원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박영우 회장의 대국민 약속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박 회장의 대국민 약속은 지켜졌을까. 일단 박 회장은 골프장 매각 대금이 입금되자 대금 일부를 자신의 채무 110억원을 변제하는 데 썼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골프장은 대유위니아 그룹사 중 한 곳인 동강홀딩스가 소유했는데, 이 회사의 자금을 체불 변제에 쓰면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니까 대국민 약속은 법적 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했다는 것이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국회는 박 회장의 거짓말에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고의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섞연치 않았다.
박 회장의 대국민 거짓말 그 후 3년, 피해 노동자들은 가정 파탄과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체불액은 2,000억원 대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청산되지 않은 액수가 1,600여 억원, 피해자는 무려 3,000명이 넘는다.
10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도 들어갔다. 바로 대지급금으로, 체불이 발생한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일시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올해 4월까지 대유위니아 그룹 노동자 715명에게 107억 원이 지급됐다.

참담할 뿐이죠. 그러니까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으면, 희망이 안 생기면 나머지 노후는 아주 비참한 생활 밖에 남지 않은 거죠. 정당한 내 노력의 대가를 급여로 받아서 생활과 가정을 꾸리는데 임금 체불을 일으키는 그 오너는 저 한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우리 집안을 갖다가 가족을 망가뜨리고 있어요.
- 윤승현 씨 / 대유위니아그룹 체불 피해 노동자(체불 임금 2억 5천여만 원)
저는 누구보다 정직하고 열심히 살았거든요. 체불이 생기니까, 나를 되돌아봤을 때 ‘내가 뭐 한다고 이렇게 열심히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요. 또 이 구조가 안 바뀌면 제 세대에서 끝나겠어요? 우리 아들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우리 아들도 열심히 일했는데 퇴직금 못 받고 회장은 몇 년 살고 그게 가난이 그래서 대물림되는 거 아닌가요? 아들한테 ‘너 열심히 살아라는 말’, 이렇게 먼저 산 어른으로서 말할 자신이 없어요.
- 박진숙 씨 / 대유위니아그룹 임금 체불 피해 노동자 (체불 임금 1억여 원)

박영우 회장과 그 딸이 챙겨간 임금과 퇴직금만 500억 원에 이른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러면서 박영우 회장 일가는 대유위니아 그룹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알짜 회사, 대유에이텍의 지분도 계속해서 사들였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 등에 자동차 카시트를 납품하는 업체로 2024년 매출액만 5000억원이 넘는다.
가해자가 잘 사면 안 되잖아요. 피해자가 속 끓으면서 사는 게 진짜 제대로 된 나라냐고요. 그게 제대로 된 세상이냐고요. 이런 세상에 우리 아들이 살아가야 된다는 것도 암담하고 이제 화가 나고 근데 저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고 그게 현실이죠.
- 박진숙 씨 / 대유위니아그룹 임금 체불 피해 노동자 (체불 임금 1억여 원)
뉴스타파, 박영우 회장의 형사 소송 기록 입수... <검찰과 체불왕> 프로젝트 시작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박영우 회장.
대유위니아 그룹 계열사들이 왜 연쇄 부도를 맞게 된 것일까. 그렇다면, 그룹 오너인 박영우 회장에게는 어떤 책임이 있는 것일까. 과연 박 회장의 죄값은 임금 체불 외에는 더 없을까.
뉴스타파는 박영우 회장의 형사 소송 기록을 입수해 살펴봤다. 이 기록에서 박 회장과 그 일가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태들이 드러났다. 그리고 죄값을 제대로 따져묻지 않음으로써, 체불 사태 확산에 조력자 역할을 한 검찰의 문제도 확인됐다.
<검찰과 체불왕> 프로젝트를 통해 낱낱이 파헤친다.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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