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구 첫 국민의힘 원내대표 정점식…장동혁·한동훈 문제 어찌풀까?
‘친윤석열’ 분류…검사 후배 한동훈과는 악연도
“특정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민심 받들 것”

3선 정점식(통영·고성) 국회의원이 국회 후반기 국민의힘을 이끌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한나라당 시절인 2004년 원내전략과 정책을 종합 결정하는 '원내대표' 직함이 처음 생긴 이후 22년 만에 경남 지역구 국회의원이 원내대표에 처음으로 뽑혔다.
정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후반기 원 구성 협상과 함께 당내 '장동혁 대표 사퇴론'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복당론'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로 정 의원을 선출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4선 김도읍(부산 강서), 3선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과 경쟁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새 원내대표로 선택받았다.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원내대표는 수락 인사에서 "특정 세력 목소리에 결코 휘둘리지 않고 오직 민심만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며 "오직 민심을 받드는 하나의 국민의힘만 있을 뿐"이라며 "110명 의원 전원을 한데 모으는 집단 지성으로 원내 운영의 절대 기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을 두고는 "거대 의석을 앞세운 여당의 입법 폭주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모든 시도에는 한 치의 타협도 없이 단일대오로 맞서 싸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장동혁 대표와 친한 당권파 주류 인사로 꼽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친한동훈계' 혹은 비당권 쇄신파 인사들이 책임론을 고리로 장 대표를 향해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남 4선 중진 김태호(양산 을) 의원도 누리소통망(SNS) 등에서 장 대표 결단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도 선거 과정에서 장 대표 사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수락 연설에서 "원내대표의 힘은 의원들의 중의를 모은 집단 지성에서 발휘된다. 그 부분에 대해 중진 의원들 말씀도 소중히 듣고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장 대표 결단을 이끌어낼 방안을 고민하는 게 숙제다.
또 장 대표 체제에서 제명된 후 부산 북구 갑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도 핵심 현안이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 체제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을 때 두 달 뒤 들어선 한동훈 당 대표 체제에서 견제를 받아 당헌·당규상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자진 사퇴했었다. 한 전 대표가 정 의원에게 사의 표명을 받는 과정에 당내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같은 검사 출신인 한 대표가 당시 윤 대통령 신임 속 당 대표가 됐다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 보면 정 원내대표가 연배나 기수 모두 한참 선배다. 정점식-한동훈 두 사람 사이에는 '정치적 앙금'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정점식,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 정당 역사에 경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건 정점식 의원이 처음이다.
경남 지역구 소속으로는 16~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이 2011년 한나라당, 2012년·2013년·2015년 새누리당, 2017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중도 하차 또는 낙선했다. 조해진 전 의원도 2020년 국민의힘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도전했지만 쓴잔을 마셨다. 조 의원은 그 뒤 2022년에 또 한 번, 김태호(양산 을) 의원은 2024년 비상계엄 직후 원내대표 선거에 나섰지만 두 사람 모두 당시 '친윤석열계 핵심'이던 권성동 의원에게 패퇴했다. 그 이전에 지역구는 경남이 아니지만 도내 출생자 원내대표로는 김형오(고성)·안상수(마산)·홍준표(창녕)·김성태(진주) 전 의원이 있었다.
검찰 출신인 정 원내대표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검사,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이다. 2013년 법무부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사건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을 끌어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되자 사의를 표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이군현 전 국회의원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2019년 통영·고성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당선했다. 이어 2020년·2024년 총선에서 내리 3선을 달성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다. 나이는 윤 전 대통령이 정 원내대표보다 5살 위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로 보면 정 의원(20기)이 윤 대통령(23기)보다 선배다. 두 사람은 1994년 초임 검사 시절 대구지검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쌓았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친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사석에서 정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을 '형'으로, 윤 전 대통령은 정 의원을 '정공(公)'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하다.
그동안 정 원내대표는 당이 혼란한 시기에 떠밀리듯 당내 요직을 맡아 '소방수' 역할을 수차례 했다. 2022년 주호영·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2024년 황우여 비상대책위 정책위의장, 지난해 송언석 비상대책위 사무총장 등이다. 올해 1월에는 장동혁 당 대표 체제에서 김도읍 전 정책위의장이 노선 갈등 끝에 4개월 만에 그만두자 후임 정책위의장으로 재등판했다. 이후 당 정강정책 및 당헌당규 개정 특별위원장,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TF팀장을 겸직하며 지방선거 전략 수립을 이끌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