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헬기 격추 끝은 '약속대련'?…이란 "고의적 공격 없었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미군의 아파치 헬기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순찰하다가 격추된 사건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쟁이 다시 시작된 것은 아니며, 협상에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 육군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응해 미 동부시간 기준 9일 오후 5시(이란 현지시간 수요일 12시30분) 이란에 대한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면서 “정당화될 수 없는 이란의 공격 행위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망, 지상 통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 이란 매체들은 케슘 섬 등 주요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도 반격에 나섰다.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제5함대를 겨냥해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 또 중동 전역 미군기지를 향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미국 측은 이 중 대부분이 요격되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자국 해군이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상대로 21차례 공격했다고 발표했으나 미군은 이를 부인했다.
이란 당국은 아파치 헬기 추락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란 매체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헬기가 격추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알자지라통신에 이란이 미국의 헬리콥터를 “고의로 표적으로 삼은 것은 없었다”고 했다. 이란 국영방송사 IRIB는 지난 24시간 동안 해협 상공에서 어떠한 군사 작전도 수행하지 않았다는 군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공격했다고 확인하는 대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그들이 (우리 지역을) 떠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이 공방전을 벌이고 있지만, 협상 판을 아예 엎는 데까지 나가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력하게 맞대응”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매우 좋은 합의를 가지고 있으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상황실에 있었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란에 대한 타격이 “비례적이고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합의 진행 상황에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테헤란과의 합의가 여전히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영역과 협상 영역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바구니”라고 표현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에 근접했다고 낙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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