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에 재보복’ 다시 충돌한 미·이란, 뒤에선 종전 협상 진전?···NYT “핵 협상 쟁점 압축”

조형국 기자 2026. 6. 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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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협상 4가지 쟁점 좁혀져
스위스, 6월 중순 등 협상 장소와 시간도 거론
군사 충돌 장기화 시 협상 진전 불투명
9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에 떨어진 이란 미사일 옆에 군 전문가들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아파치 헬리콥터 격추를 둘러싸고 보복과 재보복을 주고받으며 무력 충돌을 재개한 가운데, 물밑에서 이어져 온 핵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미국 측 인사들은 조만간 스위스에서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들은 최근의 중동 사태가 악화하기 며칠 전까지 이란과 핵 협정의 4가지 요소에 대해 협상을 벌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의 비공개 회담 내용을 전달받은 고위 관료·외교관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논의를 훨씬 넘어선 진전”이라며 “어렴풋한 형태의 합의안”을 언급했다고 NYT는 전했다. 주로 미국 측의 양보안과 요구안이 정리된 쟁점들이다.

첫 번째 쟁점은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이다. 미국은 이란에 최소 20년 동안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해왔고, 이란은 10년 중단을 제안하면서 대치해왔다. 미 당국자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 15년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처리하는 방식도 좁혀졌다.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외부로 반출하지 않는 대신,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이란 내에서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희석하는 방안이다. 다만 미국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참관국 수준에 그칠 것인지는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 전체(11t)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고농축 우라늄 440㎏에 국한할 것인지도 쟁점으로 남았다.

NYT는 지난주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미국의 핵 연구소를 방문해 전문가팀과 협의한 사실이 이란과의 협상을 대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이란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의 3대 핵시설 해체 여부도 양국의 요구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미국은 모든 핵시설의 해체를 요구하지만, 이란은 한 곳만이라도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 쟁점인 ‘국제사찰단의 불시 사찰’은 미국의 요구로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윗코프와 쿠슈너 등 미·이란 협상을 낙관하는 그룹은 6월 중순 스위스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 해체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9일 방송된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군 헬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된 후, 양국이 보복·재보복을 주고받으며 단기간 내 협상 타결 전망은 불확실해졌다. 양국 지도자의 성격이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평가도 있다. NYT는 “한 명(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은 은둔하며 어떤 제안도 서명하기 주저하고, 한 명(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예측 불가라 그의 특사들도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대화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폴리티코에 “현재 협상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며 협상 타결은 “여전히 임박했다”고 밝혔다. 사남 바킬 채텀하우스 중동 국장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관측하며 “누구도 합의를 원해서가 아니라 양측 모두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NYT에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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