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첫 파업 카카오 노조⋯서비스 중단 없었지만 29일 ‘2차 파업’ 예고 (종합)

나유진 기자 2026. 6.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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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관은 ‘성과급•RSU’⋯ 29일 ‘로그오프 데이’ 예고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선 카카오 노조가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나유진 기자

카카오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조합원 15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한 가운데 우려했던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노조가 오는 29일 2차 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오는 29일 전체 조합원 참여를 목표로 ‘로그오프 데이’를 준비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경영진이 책임 있는 답을 내놓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사측을 압박했다.

로그오프 데이는 일종의 ‘연차 투쟁’으로 조합원들이 사내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하고 연차·오프를 등록해 근무를 하지 않는 방식이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 전체 계열사 노조 조합원은 약 5000여명에 달한다. 실제 참여 규모는 미정이나, 노조는 모두가 로그오프 데이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동참했다. 

조합원들은 점심시간에 판교역 광장에서 유스페이스까지 행진도 진행했다. 25도를 웃도는 뙤약볕 날씨에도 ‘고용안정 쟁취·무책임한 경영진 퇴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노조는 집회 참석 인원을 800여명으로 집계했고 경찰은 정오 기준 500여명으로 추산했다.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선 카카오 노조가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나유진 기자

◇ 성과급·보상 구조 놓고 평행선 달리는 노사

이번 노사 갈등의 뇌관은 성과급 규모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산입 여부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RSU를 성과급에 산입하지 않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러한 노조 요구안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조는 “‘빅뱅 프로젝트’(카카오톡 등 서비스 개편 작업) 과정에서 회사가 무리한 목표를 요구했고 장시간 노동이 이어졌지만, 그에 걸맞은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부서 회의에서 인당 1500만~3000만원 수준의 보상이 거론됐지만, 실제 보상은 연봉 3~9% 인상과 한 달치 월급에 못 미치는 인센티브에 그쳤다는 것이다. 노조는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과 보상 문제 외에도 계열사 매각이나 서비스 종료에 따른 고용안정 보장도 핵심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집회에서는 계열사별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카카오페이 노조는 흑자 전환 이후 임원 급여가 30% 오르는 동안 직원 급여는 3%에 그쳤다며 성과 배분 불균형을 비판했다. 엑스엘게임즈에서는 정리해고 추진 문제가, 디케이테크인에서는 이원주 대표 직무정지로 인한 경영 공백 문제도 불거졌다.

◇ 카카오톡 중단 사태 없어⋯정부도 사전 점검

한편, 카카오 본사 첫 파업에도 카카오톡·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는 차질 없이 정상 운영됐다. 플랫폼 서비스 특성상 주요 시스템이 자동화돼 있고 필수 운영 인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사전에 카카오와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했으며,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서비스 장애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29일 로그오프 데이에는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대응이 늦어질 수 있고 (이같은 로그오프가 이어지면) 회사의 개발 일정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정적 서비스 운영과 고객 영향 최소화를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조속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하며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