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쌍둥이 득표' 불가능?... 지난 지방선거 때도 2쌍 있었다

'우리 동네와 다른 동네 1,2위 후보자의 사전투표 득표수가 똑같다면?'
이번에 치러진 전국 시·도지사 선거에서 실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읍·면·동 단위로 봤을 때, 유력 후보 두 명의 사전투표 득표수가 완전히 똑같은 '쌍둥이 득표'가 6쌍입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 1동과 송도 2동, 전남·광주 10곳 등입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를 근거로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확률적으로 얼마나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 것인가. 5억 9천만 분의 1을 6번 곱해야 하는 확률이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어제(9일) 기자회견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우연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1) 쌍둥이 득표, 불가능한 일이다?
전국 16곳의 시·도지사를 뽑는 이번 지방선거는 전국 256개 시·군·구, 약 3,500개 읍·면·동에서 치러졌습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어땠을까.
4년 전에는 광주와 전남지사를 따로 뽑긴 했지만 전국 투표 단위별 규모와 구도는 비슷했습니다.
JTBC 팩트체크팀이 지난 지방선거 전국 사전투표 결과를 읍·면·동 단위별로 들여다봤습니다.
17개 시도 안에서 1등 후보와 2등 후보의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한 '쌍둥이 득표'는 모두 2쌍이었습니다.

이번 선거 사례보다는 적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2) 쌍둥이 득표, 확률은 얼마나?
장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쌍둥이 득표'가 발생할 확률을 5억 9천만 분의 1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계산 식은 밝히지 않은 채로 "지구가 생겼다가 멸망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일어나기 힘든 우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통계학자는 '있을법한 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두 사람의 동전 던지기'로 이해해 볼 수 있다고 썼습니다.
A란 사람이 동전을 N 번 던져 앞면이 나올 횟수와 B란 사람이 동전을 N 번 던져 앞면이 나올 횟수가 완전히 같은 확률을 생각해보면 된다는 겁니다.
허 교수는 "N 번이라는 동전 던지기 시행 수가 적을수록, 동전의 앞면이 나올 횟수가 커질수록, 조합의 수(읍면동 조합의 쌍)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수의 쌍둥이가 나오게 돼 있다"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인천의 경우, 두 동네의 결과가 일치할 확률은 0.00903이지만, 기댓값을 따져보면 0.84개 정도"라며 "한 개가 발견됐다고 놀랄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확률은 어떤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 기댓값은 같은 과정을 반복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값의 평균을 뜻합니다.
강현철 호서대 빅데이터 AI학부 교수의 분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강 교수는 "해당 읍면동 투표자의 수, 특정 후보의 득표율, 읍면동의 수가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전남이 인천과 비교하면 읍면동의 수가 훨씬 많고 읍면동의 크기(투표자 수)가 상당히 작기 때문에 확률과 기댓값은 훨씬 높아진다. 통계적 관점에서는 이번 결과가 이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재지원: 김보현, 송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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