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 시총 1900조원 증발…월가선 벌써 ‘MANGOS’ 뜬다
FT “자금 마련 위해 기술주 매도”
스페이스X 청약에 382조 몰려
20년 美 증시 수급 구조 변화 조짐
앤스로픽·오픈AI와 새 주도주 부상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기술주인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의 시가총액이 스페이스X 상장 신청 이후 1900조 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페이스X를 비롯해 앤스로픽·오픈AI 등 초대형 기술기업의 상장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미국 증시의 수급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과 우주 산업을 이끌 차세대 주도주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엔비디아·알파벳(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테슬라 등 M7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22조 32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스페이스X가 상장 신고서를 제출한 5월 20일(23조 5900억 달러)과 비교해 약 1조 2700억 달러(약 1900조 원) 감소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기술주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신규 물량 출회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새 종목을 편입하기 위해 기존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규 IPO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기술주를 처분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M7 시가총액도 1조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고 짚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전부터 기록적인 투자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 IPO에는 현재까지 2500억 달러(약 382조 원)가 넘는 청약 수요가 몰렸다. 회사가 목표로 제시한 750억 달러(약 114조 원)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마감 직전까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청약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초대형 IPO 열풍이 미국 증시의 수급 지형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주식 순공급이 올해 사실상 제로(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신규 상장과 증자 등으로 공급되는 주식 물량에서 자사주 매입과 상장폐지 등으로 소멸되는 것을 뺀 값을 말하는데 미국의 주식 순공급은 2003년 이후 20년 넘게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왔다. 과거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며 강세장을 떠받쳤지만 올해 대형 상장으로 기존 흐름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제이 라자댜크샤 바클레이스 글로벌 리서치 의장은 “시장 판도를 바꾸는 변화”라며 “지난 10년간 이어진 증시 랠리가 유통 주식 수 감소에 얼마나 의존해 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차세대 기술 패권을 상징하는 새로운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과거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묶은 ‘FAANG’과 ‘M7’에 이어 최근에는 ‘망고스(MANGOS)’라는 표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망고스는 메타, 앤스로픽, 엔비디아, 구글, 오픈AI, 스페이스X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AI 시대를 이끌 핵심 기업군을 의미한다.
미국 투자매체 벤징가는 “월가의 약어는 그 시대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디에 집중되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전자상거래 중심의 FAANG, 클라우드·반도체·전기차 중심의 M7에 이어 이제는 AI 인프라와 생성형 AI 기업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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