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 중국 CXMT 상장에 “한국 기업 경쟁력 재조명 계기”라지만…중국 공세 가속화 전망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해지면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아직은 한국 기업들이 고사양 D램·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누리고 있는데다, CXMT가 최근 미 국방부의 ‘군사기업’ 지정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사실상 배제됐기 때문에 당장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위상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상장 이후 CXMT가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한국 기업들을 맹추격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이 급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이달 중 상하이 증시(스타마켓) 상장을 완료할 전망이다. CXMT는 지난달말 IPO 심의를 통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록 승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IPO 조달 금액이 295억위안(약 6조7200억원)에 달하는 CXMT의 상장은 중국 메모리 산업에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된다. CXMT는 IPO 공모 자금 중 약 130억위안은 D램 기술 업그레이드에, 90억위안은 HBM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YMTC(양쯔메모리)도 올해 안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CXMT·YMTC 상장이 개별 회사를 넘어 “중국 반도체 업계 전반에 대한 낙수효과”(키움증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CXMT의 D램은 아직 기술 경쟁력 면에선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품에 뒤쳐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CXMT 상장이 경쟁 심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사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의 ‘프리미엄’을 재평가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성능 AI 메모리 시장에서 CXMT의 D램이 기술력이나 속도, 전력 효율, 빅테크 인증 등의 측면에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 38.6%로 1위를 지켰고(옴디아), 차량용 D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설비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액은 89조8935억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미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국방수권법(NDAA) 제1260H조에 따른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CXMT·YMTC를 포함시킨 것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사실상 ‘퇴출’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로선 간접적으로 중국 공세를 따돌릴 시간을 버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CXMT가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면 더욱 공세적으로 메모리 생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CXM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HBM 등 AI향 고사양 메모리에 집중하는 사이 범용 D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CXMT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상승했고, 순이익도 무려 17배 상승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HBM의 경우 기술 격차가 3년 정도라고 하지만 중국이 범용 제품에서부터 과감한 투자로 기술 전환과 양산을 빠르게 진행한다는 점에서 경게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도체 미세공정 개발을 계속하면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메모리에서 중국의 공세가 계속되면 수년 내로 한국 기업들이 따라잡힐 수도 있다”면서 “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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