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밖은 위험해”···‘여권 수수료 인하’가 일본인 해외여행 기피 바꿀까

오는 7월부터 일본의 여권 발행 수수료가 최대 7000엔(약 6만6500원) 인하되며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일본인의 해외여행 기피 현상이 금전적 부담 외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배외주의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일본의 18세 이상 성인이 유효기간 10년짜리 복수 여권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경우 수수료가 기존 1만5900엔에서 8900엔으로 인하된다. 지난 4월 여권 수수료 인하를 골자로 한 여권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여권 수수료가 인하되면 청년들이 해외에 나가 국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지난해 12월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본을 관광 중심 국가로 홍보하고 일본 국민의 국제 교류와 글로벌 이해를 높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일본인의 여권 보유율은 낮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보유율은 18%로 50%대인 미국, 60%대인 한국·대만에 비해 턱없이 낮다.
해외로 공부하러 가는 유학생 숫자도 늘지 않고 있다. 문부과학성 산하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에 따르면 일본인 유학생은 2018년 역대 최대인 11만5146명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22년 5만8162명으로 급감했다. 2024년 9만1054명까지 회복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5년 40만8069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해외여행·유학 기피 현상의 배경에는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으로 커진 금전적 부담 외에 일본 내 확산 중인 배외주의가 있다고 말한다. 싱크탱크 ‘미라이 관광문화 리서치베이스’의 사타키 요시히로 대표는 SNS를 통해 확산한 해외 관련 부정적 정보를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중국과 같이 온라인에 비판적인 의견이 많은 나라로 여행을 가기 어려워졌다”며 “SNS를 통해 해외 치안 악화 등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역시 일본에 있는 게 최고’라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는 ‘일본인 퍼스트’를 표방한 참정당이 약진, 주류 정치권에 진입하는 등 일본 내 이주민 배척 정서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타키 대표는 여권 수수료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유학 관련 지원을 확대하는 등 청년의 해외여행 및 유학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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