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 리더십’으로 우승 지원 김용희 GS칼텍스 단장…“선수들한테 할 말, 했던 말 하나하나 메모하죠”
평사원서 단장까지…메모한 업무일지만 10여권
구단 사료로도 가치, “적은 것은 다 지키려 노력”
새얼굴 발굴 감독과 한뜻 “팬들에 새 에너지줄 것”

“선수들을 대할 때 늘 염두에 두는 것은 존중과 일관성입니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똑같이 존중하고, 태도에도 차이가 없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GS칼텍스는 2025~2026시즌 여자프로배구 챔피언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전 전승으로 제치고 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해 전승 우승(6전 전승)하는 최초 기록까지 남겼다. 7개 팀 중 6위에 그쳤던 2024~2025시즌을 극복한 기막힌 반전이다.
반전의 중심에는 김용희 GS칼텍스 단장이 있다. 그가 단장을 맡은 뒤 3년 만에 일궈낸 첫 우승이다. 김 단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우승 원동력을 묻자 “모든 선수들을 향한 존중과 배려가 팀의 힘을 한데 모아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김 단장의 ‘존중 리더십’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태도가 아니라 작은 일 하나까지 메모해 선수들을 돕는 습관 덕분이다. 실제 그가 배구단 일을 시작한 2004년부터 메모해 온 다이어리가 10여 권에 이른다. 구단의 크고 작은 일정과 그때그때의 특기사항부터 부상 등 돌발 상황과 해결 과정, 선수 개개인의 이력 등이 빼곡히 적혀 있다. 김 단장은 “그동안 여러 파트의 일을 해오다 보니 기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메모를 많이 했다”며 “선수나 스태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을 적어놨다가 처리하니까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모한 것들을 어떻게든 다 지키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의 다이어리는 현재 구단 체육관 사료실에 보관돼 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다이어리 대신 메모 애플리케이션을 쓰고 있다.
우승을 향한 여정에는 심한 굴곡도 있었다. GS칼텍스는 2024~2025시즌 연이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14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 단장은 선수단 심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훈련장 분위기에도 변화를 줬다. 커피차를 보내기도 했고 로커룸에 응원 메시지를 프린트해 붙이기도 했다. 김 단장은 “당시 연패는 부상 선수들이 한꺼번에 생긴 탓이었기 때문에 빠른 치유를 위해 해외 치료도 알아보는 등 애를 썼다”며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강해질 것이다’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자’는 말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 단장은 “지난 시즌 초반도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포스트시즌만 올라가면 해볼 만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며 “부상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 맞춰 복귀한 후 완전체로서 맡은 바 퍼포먼스를 보여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단장은 2004년 배구단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례적으로 단장까지 올랐다. 사무국장을 거쳐 2023년부터 단장으로서 프런트 업무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그가 GS스포츠에 입사한 바로 이듬해인 2005년에 프로배구 V리그가 출범했다. 그는 “배구단 총무(지금의 매니저)로서 리그 초기에는 운영·홍보·마케팅 등 업무를 거의 혼자서 담당해야 했다”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고, 그런 경험들이 지금까지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수성이다. GS칼텍스는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인 지젤 실바(쿠바)와 재계약했고 도로공사에서 활약했던 타나차 쑥솟(태국)을 영입했다. 김 단장은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성장시켜야 한다는 데에 (이영택) 감독님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젊음과 새로움으로 팬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구단이 되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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