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인터넷 서신 ‘3년 공백’…정성호 장관, 헌법소원 공개서한 받았다

이태준 기자 2026. 6. 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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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기관 인터넷 서신 서비스 폐지 3년…서울변회 “변호인 조력권 보장 불충분” 
e-그린우편 ‘도착 느리다’ 응답 44.5%…‘비용 부담되고 번거롭다’ 응답도 44.3%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사법연수원 18기)이 지난달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변회)가 교정기관 인터넷 서신 서비스 복원을 요구하며 정성호 법무부장관(사법연수원 18기)에게 직접 공개서한을 보냈다. 법무부가 계속 침묵으로 일관할 경우 헌법소원을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불사하겠다는 경고도 담겼다. 법무부가 이 제도를 전면 폐지한 지 3년 가까이 지난 시점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순열 서울변회 회장(사법연수원 33기)은 지난달 28일 정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며 "더 이상 현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2025년 8월 이미 법무부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지만, 법무부가 그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게 서울변회의 입장이다. 조 회장이 장관 앞으로 공개서한을 직접 발송하기에 이른 배경이다.

2005년 도입된 교정기관 인터넷 서신 제도는 구치소·교도소 수용자와 변호인 간 신속한 소통을 지원하고 원활한 공판 준비를 가능하게 한 핵심 수단이었다. 법무부는 이를 2023년 10월 폐지했다. 이후 변호인들은 수용자로부터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그 여파로 공판 준비와 증거 제출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지면서 재판 지연과 사법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서울변회 측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e-그린우편·스마트접견 등 현행 대체 수단으로 변호인 조력권이 충분히 보장된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변호사들의 시각은 다르다. 서울변회가 2025년 8월 실시한 회원 설문조사에서 응답 변호사의 85.1%가 현행 대체 수단만으로는 변호인 조력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e-그린우편에 대해서는 '편지 도착이 느리다'(44.5%)와 '비용이 부담되며 번거롭다'(44.3%)는 불만이 집중됐고, 특히 국선변호사 등 제한된 보수 체계에서 활동하는 변호인들에게는 서신 발송마다 발생하는 비용과 절차적 부담이 실질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서울변회는 과거 인터넷 서신 이용의 75.3%가 수사·재판 관련 소통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는 점을 들어, 인터넷 서신이 단순한 편의 수단이 아닌 헌법상 변호인 조력권(헌법 제12조 제4항)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3항)를 실현하는 본질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대안 외면한 채 일률적 차단?…헌법상 '기본권' 침해"

법무부가 폐지 이유로 내세운 논거들에 대해서도 서울변회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법무부는 심부름 업체의 불법 연락 대행, 무분별한 광고, 부적절한 문서 반입 등 오남용 사례를 폐지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서울변회는 해당 문제는 일반인, 특히 옥바라지 업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변호사 자격·비밀유지의무·징계책임 등 엄격한 제도적 규율 아래 이루어지는 변호인의 서신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맞섰다. 오남용 우려가 있다면 '변호인 한정 운영'이라는 최소한의 대안이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한 채 일률적으로 차단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정당국이 제기했던 우편법 저촉 주장에 대해서도 서울변회는 반박하고 있다. 서울변회가 우정사업본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교정기관 인터넷 서신은 우편법상 서신에 해당하지 않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공식 회신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가 교정당국에 그러한 의견을 먼저 개진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서울변회의 설명이다. 예산 부족 주장에 대해서도 서울변회는 같은 입장이다. 이용 대상을 변호인으로 한정하면 과거보다 훨씬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운용이 가능하며, 18년간 정상 운영된 전례가 있는 만큼 예산을 실질적 장벽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행정적 정상화가 진전되지 않자 입법 경로를 통한 해결도 시도됐지만, 이마저 법무부가 가로막았다는 것이 서울변회 측 주장이다. 2025년 7월 국회에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발의돼 인터넷 서신 서비스의 법적 근거가 명문화될 수 있었으나, 법무부가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입법 경로마저 좁아졌다. 서울변회는 자체적 정상화도, 입법을 통한 해결도 모두 거부하는 법무부의 행태가 디지털 행정 모범 국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서울변회는 법무부가 이번 공개서한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 제기를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터넷 서신 정상화는 변호사만의 특권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변호인 조력을 신속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의 문제"라는 것이 서울변회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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