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권 카드로 못 사요?" 부산 지하철서 난감한 외국인들
현금만 되는 지하철 승차권 발매·교통카드 충전
관광패스도 현금만…모바일 앱 사용도 번거로워
해외 신용카드도 인식하는 '오픈루프' 대안

| ▶ 글 싣는 순서 |
| ①"승차권 카드로 못 사요?" 부산 지하철서 난감한 외국인들 (계속) |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기기에 익숙한데, 현금만 가능한 기기는 처음 사용해 봅니다. 신용카드로 승차권을 발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불편한 것 같습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브래들리 보르파르(22·남)씨는 손에 신용카드를 쥔 채 고개를 갸우뚱했다. 승차권 발매기를 차례로 누르던 그는 마지막 결제 화면이 뜨자 평소 쓰던 신용카드를 넣으려고 했지만, 발매기에는 카드를 넣는 곳이 아예 없었다. 승차권을 구매하지 못한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뽑은 뒤 다시 발매기 앞에 줄을 섰다.
부산 지하철 타려면 현금은 필수…서울은 카드 결제 도입

'비짓부산패스'도 현금 충전만…모바일 앱은 "어떻게?"
'비짓부산패스'는 부산 주요 유료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하고 부산 내 제휴점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관광패스에 교통카드 기능을 더한 상품이다. 그러나 이 패스 역시 교통카드 이용을 위해서는 현금으로 충전을 해야 하고, 관광지 입장권이 패키지로 묶여 있어 자유 여행자에게는 금액이 부담이다.
부산교통공사가 만든 '부산도시철도 모바일 승차권' 앱은 모바일에서 결제해 QR 승차권을 발급받는 시스템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외국인도 해외 신용카드로 지하철 승차권이나 1일·3일권 등을 살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이 앱의 존재 여부나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모바일 앱 설치나 사용법 안내는 역사 내 벽면이나 승차권 발매기 등 이용객의 눈길이 쉽게 닿는 곳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역사 내 단 한 대뿐인 'AI 헬프데스크' 기기를 찾아가 화면을 조작해야만 비로소 앱 설치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
도시철도 부산역에서 승차권 발매기와 'AI 헬프데스크'를 오가던 프랑스 관광객 미셀 가스크(70·남)씨는 "지하철 3일권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앱으로만 살 수 있다'고 안내받았을 뿐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다. 부산역 안내센터를 찾아 방법을 확인해야겠다"며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해외카드도 바로 태그하는 '오픈루프', 해외는 이미 도입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등 해외 주요 도시는 이미 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홍콩, 싱가포르, 일본 도쿄 수도권 등이 도입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제주도가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 800여 대에 오픈루프를 적용했다.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최규환 교수는 "나라 별로 쓰는 카드 종류가 다를 수 있지만 모든 규격의 카드를 교통카드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관광에서 교통 편의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카드 한 장으로 식당이나 호텔, 쇼핑뿐 아니라 교통까지 가능하도록 관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2028년까지 대중교통에 마스터·비자·유로페이(EMV) 오픈루프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부산에서 외국인이 카드 한 장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까진 2년 더 남은 상황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오는 하반기까지 승차권·교통카드 발매기에 해외 신용카드를 포함한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별도 앱 다운로드 없이 곧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는 'QR코드'는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 기간에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발매기에서 신용카드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반기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바일 승차권 결제 QR코드는 대형 행사가 열릴 때 발매기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BTS 부산 공연에서 처음 시행한다. 다만 상시 운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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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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