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폭락 신호?" 외국인·기관 앞다퉈 '하락 보험' 가입…'코스피 경고등'

이윤형 기자 2026. 6. 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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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풋·콜 비율 5년 만에 최고 수준
과거 2007년·2021년에도 급등 뒤 증시 조정
AI 랠리 흔들리고 금리 인하 후퇴에 투자심리 냉각
미국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자들이 거래장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하락 방어 움직임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코스피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 관련 풋옵션(매도권리) 거래가 콜옵션(매수권리)을 크게 웃돌며 과거 증시 급락에 앞서 나타났던 경고 신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200 풋옵션 대비 콜옵션 비율은 2.5배 수준까지 상승하며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가 이 수준에 도달한 사례는 많지 않다. 지난 2007년 7월 비율이 2.5배를 넘어선 이후 코스피200은 한 달 만에 약 17% 하락했다. 2021년 1월에도 같은 수준을 돌파한 뒤 약 3주 동안 5% 넘게 떨어졌다.

올해 들어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최근 들어 상승 동력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확대되는 데다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 지키자" 헤지 수요 급증

시장에서는 최근까지 이어졌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룬 싱할(Arun Singhal) 인디커스 캐피털(Indicus Capital) 최고경영자(CEO)는 "풋·콜 비율 상승은 글로벌 모멘텀 투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라며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이 다시 조정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보호하기 위해 헤지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옵션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매수에 집중해왔지만 최근에는 하락 위험에 대비하는 풋옵션 매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스테판 마르탱(Stephane Martin) 옵티버(Optiver) 아시아 기관 파생상품 영업총괄은 "최근 옵션 거래 흐름이 상승 베팅에서 하락 방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풋옵션 대 콜옵션 비율은 하락세에 앞서 나타났다. [출처=블룸버그]

◆"결국 반도체가 변수"...변동성 확대 우려

한국 증시의 향방은 반도체 업종이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iShares MSCI South Korea ETF)에서도 하락 베팅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AI 관련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야오 응(Xin-Yao Ng) 애버딘(Aberdeen) 펀드매니저는 "한국 증시 방향성은 반도체 업종에 달려 있다"며 "예상보다 큰 변동성 때문에 한국 기술주 비중 확대 의견은 유지하지만 공격적인 위험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 지표와 금리 전망 변화, 글로벌 AI 투자 열기 지속 여부가 향후 코스피의 추가 상승 또는 조정 국면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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