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미만 여성 위암 환자, 남성보다 생존율 낮은 이유··· ‘이것’ 변화가 원인일 수도

위암 환자의 생존율이 연령과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여 50세 미만은 여성, 60세 이상부터는 남성의 생존율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암의 세부 유형별 비율이 달라진 것이 원인이라고 봤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은 위암 환자의 성별과 연령, 조직형 등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3~202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만473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위암은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게도 암종별 발생 순위 5위를 기록할 만큼 빈발하는 암이다. 문제는 여성 위암의 예후에 대해선 아직 일관된 결론이 없다는 점이다. 일부 연구에선 여성 환자의 생존율이 남성보다 높다고 나온 반면 이와 다르게 젊은 여성 환자의 예후가 더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가 50~60대를 거치며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달라지는 여성의 생애주기적 변화 때문일 것으로 보고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위암으로 인한 사망만을 분석한 ‘위암 특이 생존율’은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별로 나눠 봤을 때 50세 미만 젊은 연령층은 여성 환자의 생존율이 남성보다 낮고, 60세 이상은 반대로 남성 환자 생존율이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여성 위암 환자는 남성보다 평균 진단 연령도 낮았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암세포 조직의 특성에 따라 구분한 유형에서 나타났다. 여성에겐 암세포가 위벽을 따라 흩어진 형태인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특히 50세 미만 연령층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감소하는 폭이 컸고, 50대부터는 일반적인 덩어리 형태의 ‘장형’ 위암이 60%를 넘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만형 위암은 장형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이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데 주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에스트로겐의 알파 수용체는 미만형 위암의 발생 및 진행과, 베타 수용체는 장형 위암의 억제와 관련이 깊다. 갱년기를 전후해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하게 달라지는 여성의 호르몬 환경 탓에 젊은 여성에게선 치료가 더 어려운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높아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나영 교수는 “50세 미만 젊은 여성에서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높고 병기가 진행된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가족력이나 헬리코박터 감염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40세 미만 여성은 국가암검진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으므로 국가암검진 연령 하향이나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펩시노겐Ⅱ 및 헬리코박터 혈청 검사 지원 등 제도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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