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 비호·방조”

조형국 기자 2026. 6.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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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이스라엘의 날 퍼레이드에서 시위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를 지지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 비호 아래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축출에 관여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정착민과 자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전쟁 범죄와 인권 침해 실태도 함께 담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9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하는 과정에 이스라엘 정부가 직접 관여했으며,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보호해왔다고 했다. 재정적·군사적 지원으로 정착민들의 폭력 행위를 거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법기관이 조성한 면책 분위기 속에서 폭력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이 정착민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정착민들이 주도한 폭행·납치 사례가 담겼다. 2025년 4월19일 팔레스타인 12세 여아와 3세 남아가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칼로 위협당한 뒤 과수원으로 끌려갔고, 나무에 묶여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저지른 하마스의 전쟁범죄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2024~2025년 기록된 249건의 처형·중대폭력 사건 중 최소 60건에서 하마스의 관여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특히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협력하거나 구호물자를 약탈했다는 이유 등으로 자국민을 구타하거나 처형하는 등 처벌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군과 제네바 주재 이스라엘 대표부는 보고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의 임무는 안보 유지와 대테러 작전 수행에 국한되며, 유엔 보고서의 주장이 부실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는 반박이었다. 하마스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등 6개국은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과 이스라엘 정착민 단체 지도자 등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도 내렸다. 유엔은 지난달 제출한 ‘분쟁 관련 성폭력’(CRSV) 연례 보고서에서 성폭력을 자행했거나 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무장단체 명단에 이스라엘군을 추가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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