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진, 이남석 소개받은 직후 윤석열과 통화했다

한상진 2026. 6. 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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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거짓말’ 사건 여섯번째 재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8일 열렸다.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윤석열은 “특검 기소가 정치적”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증인 신문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특검은 재판 말미에 윤석열을 상대로 신문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증거를 공개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쓰던 차명 휴대폰의 2012년 3~7월 통화(문자) 내역 중 일부다. 대검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받은 직후 윤우진이 윤석열 당시 부장검사와 두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의 변호사 소개 의혹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다.

이 재판에선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혐의를 다툰다. ①2012년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윤우진 당시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하고도 소개하지 않았다고 토론회에서 말하고, ②2013년 이후 여러차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를 만난 사실이 있음에도 만난 사실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이 대상이다. 100만 원 이상 실형이 선고되면,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세웠던 국민의힘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토해내야 한다.

2021년 12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출처:국회사진기자단)

특검, ‘윤석열 거짓말’ 2년 구형

특검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지지율 추이나 선거 결과 득표율 차이에 비추어 피고인 윤석열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윤석열의 주장은 “거짓말 논란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자 사후적으로 만들어낸 핑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관련 논란에 대해선 “윤석열 부부와 건진법사가 10년 가까이 만나면서 관계를 이어온 사실이 이미 특검 수사로 확인됐다”고 했다. 특검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 유포)로 윤석열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윤석열 측은 최후 변론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사 소개’ 의혹에 대해선 “윤우진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윤석열이 아니라 윤우진의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라는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관련 논란에 대해선 “피고인은 공직 후보자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자신의 인식과 기억에 기초해서 성실히 답변했을 뿐 어떠한 허위사실도 의도적으로 유포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석열은 최후 진술에서 특검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아래와 같은 말도 했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적은 것)

“20대 대선 당시 국회, 지방정부, 언론까지 모두 민주당의 영향하에 있었습니다. 나는 여러가지 의혹으로 매일 집중포화를 맞았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금감원 등을 동원해서 장모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을 수사했고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대선 직전에는 김만배-신학림 관련 보도가 나와 대선에 엄청난 영향을 줬습니다. 그런 식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의혹을 던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윤석열 최후 진술, 2026.6.8.)

거짓말 의심 발언 뒤 관련 보도 87% 감소

지난 5월 11일 열린 다섯번째 재판에서 재판부는 특검 측에 거짓말로 의심되는 윤석열의 발언이 나온 뒤 언론보도가 어떻게 늘거나 줄었는지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석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은 이와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특히 ‘변호사 소개 의혹’과 관련한 언론보도 추이를 자세히 설명했다.

윤우진 관련 문제의 발언이 나온 건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대선 후보 초청토론회였다. 특검 측은 “토론회가 열리기 1주일 전 윤우진 전 서장이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윤석열의 변호사 소개 논란이 다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 윤석열이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이후 논란이 잠잠해졌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특검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했다. 국내 최대 기사 검색 데이터베이스인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를 이용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2021년 12월 7일 구속됐다. 같은 해 7월 뉴스타파가 윤우진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을 담은 기사를 연속해 내고, 그 직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수사에 나선 결과였다.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인천 지역 사업가에게서 1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였다.

윤우진이 구속된 날(12월 7일)부터 윤석열의 관훈클럽 발언이 나온 14일까지 일주일간 종합일간지 등 31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윤석열, 윤우진, 변호사, 소개’를 키워드로 넣어 검색해 보니 총 70건의 기사가 나왔다. 이 중 관훈클럽에서 나온 윤석열의 말을 단순 소개한 기사(8건)를 뺀 ‘변호사 소개 의혹’ 기사는 62건이었다.

그런데 윤석열의 관훈클럽 발언이 나온 뒤 관련 기사 수는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4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일주일간 같은 키워드(‘윤석열, 윤우진, 변호사, 소개’)로 같은 숫자의 언론사(31개)에서 검색된 기사는 총 19건이었다. 이 중 관훈토론회에서 나온 윤석열의 말을 단순 소개한 기사(11건)를 제외하면 윤석열의 ‘변호사 소개 의혹’을 다룬 기사는 8개에 불과했다.

특검 측 설명대로, 윤석열이 변호사 소개 의혹을 적극적으로 부인한 뒤 관련 기사 수가 87% 가량 줄어든 것이다. 윤우진-윤석열 관련 의혹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이라면 대선이 가까울수록 관련 기사 수가 많아져야 했다.

특검은 20대 대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윤석열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출처:연합)

윤우진, 이남석 소개받은 날 윤석열과 2번 통화

특검은 재판 말미에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여기서 그동안 알려진 바 없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윤석열이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2012년 3~7월)의 윤우진 차명 휴대폰 통화(문자) 내역이다.

이남석 변호사가 윤우진에게 처음 문자를 보낸 2011년 7월 10일 통화(문자) 내역이 눈에 띈다. 특검이 공개한 이날의 윤우진 차명폰 통화(문자) 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 이남석과 문자와 통화를 주고받은 뒤, 윤우진이 곧바로 전화를 한 사람은 다름아닌 윤석열이었다.

윤석열은 “윤우진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람은 자신이 아닌 윤우진의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라고 주장해 왔다. 이남석과 윤대진도 같은 입장이다. 하지만 윤우진의 통화(문자) 내역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윤우진이 누군가로부터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받았다면, 이남석 변호사와 처음 연락을 주고받은 직후 윤우진이 처음 통화한 사람은 변호사를 소개한 사람이어야 자연스럽다. 그런데 위 표에서 보듯이, 윤우진은 이남석 변호사에게 처음 문자를 받고 통화한 직후 동생인 윤대진이 아닌 윤석열과 곧바로 통화한다. 이남석과 두번째 통화를 한 뒤인 저녁 8시 경에도 윤석열과 4분 넘게 통화했다. 동생인 윤대진 검사와 통화한 내역은 없다. 윤우진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람이 윤석열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윤석열은 통화 내역을 제시하며 “왜 통화했는지”를 묻는 특검 측 질문에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7월 27일 397억 원 걸린 ‘윤석열 거짓말’ 1심 선고

이날 재판에서 특검 측은 뉴스타파가 법원에 제공한 ‘2012년 윤석열 녹음파일’ 내용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반복해 주장했다. 녹음파일에 나오는 윤석열의 주장과 실제 상황이 맞아 떨어진다고 했다. 예를 들어 2012년 녹음파일에서 윤석열은 기자에게 “(2012년) 7월 초 윤우진 씨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연락이 와서 병실에 찾아가 만났다. 그날 경찰의 윤우진 뇌물 사건 수사 상황에 대해 들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윤우진은 2012년 7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했다.

윤우진 차명폰 통화내역도 마찬가지다. 특검이 이날 재판에서 공개한 윤우진 차명폰 통화(문자) 내역에 따르면, 윤석열은 윤우진이 병원에 입원한 7월 2~3일 사이 총 4번 윤우진과 통화한 것으로 나온다. 7월 2일 통화를 하고 다음날 병원을 찾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은 이날 재판에서 ‘변호사 소개 의혹’을 부정하면서, 설사 자신이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해도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

“2019년 7월에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도, 지금 법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당시는 공무원이 변호사를 소개해도 정식으로 비용주고 선임이 되어 있지만 않으면은 그냥 한번 만나봐라, 누구 얘기를 들어봐라 하는 거 정도는 처벌 대상도 안 되는 거였습니다…(중략)...이남석이 가서 내가 소개해서 얘기를 들어보라고 한다하더라도 이게 무슨 아무 처벌 대상이 안되는 건데 굳이 내가 이거를 왜 사실과 다르게 얘기를 하겠냐 이런 취지로 (인사청문회에서) 얘기를 합니다.”(윤석열 최후 변론, 2026.6.9.)

이 말은 ‘2012년 윤석열 녹음파일’과도 일맥상통한다. 윤석열은 2012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 때도 검사인 자신이 누군가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는 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아래는 ‘2012년 윤석열 녹음파일’ 중 일부다.

“그리고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 자체는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에요. 가까운 사람이 조사받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변호사 소개해 줄 수도 있는 문제고, 하여간 이거는 결과적으로는 내가 이남석이 보고 좀 도와주라고 얘기를 했는데 자기들이 변호사를, 박진만 변호사를 선임을 한 겁니다. 그리고 내가 박진만을 소개했다고 해도 그게 뭐 내가 문제될 것도 없는 거고. 그러나 팩트 자체는 그렇게 돼 있어요.” (2012년 윤석열 녹음파일, 2012.12.)

하지만 윤석열의 인식과 말은 사실과 다르다. 수사기관 종사자의 변호사 소개 금지 규정을 제멋대로 해석한 걸로 보인다. 2012년에나 지금이나 변호사법에는 아래와 같은 규정이 있다.

제36조(재판ㆍ수사기관 공무원의 사건 소개 금지) 재판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ㆍ알선 또는 유인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건 당사자나 사무 당사자가 「민법」 제767조에 따른 친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쉽게 말해, 수사기관 종사자는 제3자의 변호사 선임과정에 어떤 식으로도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만 변호사법 36조에는 “친족의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예외 조항이 붙어 있다. 윤석열이 소개하면 범죄가 되지만,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가 소개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전받은 20대 대선 선거비용 397억 원이 걸린 ‘윤석열 거짓말’ 재판의 1심 선고는 당초 예정됐던 7월 10일보다 보름 이상 늦어진 7월 27일 오후 2시에 나올 예정이다. 두 번이나 증인 소환에 불응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는 총 8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뉴스타파 한상진 greenfish@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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