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장 경로 찾는 ‘자율주행 내시경’ 첫발

김정민 2026. 6. 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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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硏 창업기업 ‘메디인테크’ 중심 서울대병원 등 참여… 228억 규모 2031년까지 ‘AI 자율조향기술’ 개발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의료기기 창업기업 ‘메디인테크’가 국내 주요 대학, 병원, 연구소와 함께 글로벌 의료 내시경 시장의 판도를 바꿀 대형 국책 과제에 착수했다. 일본 기업들이 95% 이상 독점하고 있는 연성 전자내시경 시장에서 국산 기술로 정면 승부를 걸겠다는 취지다.
전기연구원 의료기기 창업기업인 메디인테크의 연성 전자내시경 장비.

전기연구원 의료기기 창업기업인 메디인테크의 연성 전자내시경 장비.

9일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메디인테크를 필두로 전기연구원, 서울대병원, 서울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으로 구성된 산·학·연·병 컨소시엄은 최근 정부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돼 연구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과제는 올해 4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진행되며, 약 228억 원(정부 지원 약 195억5000만 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현재 위·대장암 등 소화기 검진에 쓰이는 내시경은 의료진이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 조작하는 기계식 수동 방식이다. 지난 50여 년간 기술 변화가 거의 없어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고, 숙련도에 따라 진단 결과나 환자의 통증에 편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병변을 관찰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연성 전자내시경의 스코프./전기연구원/

병변을 관찰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연성 전자내시경의 스코프./전기연구원/

컨소시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시경에 자동차의 ‘자율주행’ 개념을 도입한다. 인공지능(AI)이 굴곡진 장관 내에서 최적의 경로를 찾아 내시경을 스스로 진입시키는 ‘AI 자율 조향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검사 시간이 단축되고 환자의 통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진단을 넘어 고난도 치료 기술 자동화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십이지장경, 소형 담도경 등 특수 내시경으로 범위를 넓히고, 장기 내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초소형 다관절 수술 기구’를 연동해 병변의 파지, 견인, 절개, 봉합 등을 정밀하게 수행하는 로보틱스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병변을 관찰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연성 전자내시경의 스코프./전기연구원/

병변을 관찰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연성 전자내시경의 스코프./전기연구원/

이번 사업을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기관들이 역할을 분담했다. 메디인테크는 로봇 내시경 플랫폼 개발 총괄을, 서울대병원은 다기관 임상 시험을 통한 기술 실증을 맡는다. 서울대는 진단 및 수술 보조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전기연구원은 분광 영상 및 광학 기술을, DGIST는 로봇 내시경 요소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김남균 전기연구원 원장은 “2034년 기준 약 411억 달러(한화 약 61조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내시경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과제가 포함된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은 과기정통부, 산업부, 복지부, 식약처가 공동 주관하는 대규모 협력 사업으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총 940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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