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 현장]"체코, '인간투석기' 맛 좀 볼래?"…홍명보호, 경기 이틀 전 빗장 걸고 세트피스 비기 준비

윤진만 2026. 6. 1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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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월드컵대표팀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공식 훈련. 손흥민이 이강인을 독려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6.09/
7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대표팀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공식 훈련, 훈련에 나선 엄지성의 모습. 과달라하라(멕시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6.07/

[과달라하라(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세트피스는 아직 노출하지 않았다." 홍명보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각) 2026년 북중미월드컵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한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를 마치고 두 번의 평가전에서 모든 패를 다 공개한 건 아니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전에서 선발 명단을 큰 폭으로 바꾸며 대부분 선수의 실전 감각을 체크하고 새로운 얼굴을 검증한 홍 감독은 월드컵에서 꺼내 보일 세트피스만큼은 꼭꼭 숨겼다고 했다.

6일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입성한 홍명보호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비공개 전술 훈련을 매진했다. 8일과 9일엔 초반 15분 동안 몸을 푸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지만, 체코전 이틀 전인 10일엔 월드컵 모드로 접어든 후 처음으로 완전 비공개로 전환했다. 대한민국은 12일 오전 11시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비공개 훈련을 진행하는 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오직 선수단 내부만 공유하는 '무언가'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경기 전날인 11일엔 경기장에서 기자회견, 훈련장에서 공개 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필승 비기를 준비할 시간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근 3주째 훈련 중인 홍명보호의 '월드컵 플랜'을 감안하면, 그 '무언가'엔 체코전에 나설 베스트11을 확정하고 스리백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 또 체코의 허를 찌를 세트피스가 포함됐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시간 반가량 진행된 훈련을 마치고 "오늘 공격 전술 및 수비 전술 훈련과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행했다"라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최종명단 26명 중 발목을 다친 배준호(스토크시티)를 제외한 25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첫 경기 이틀 전까지 개별 훈련을 진행한 배준호는 체코전 출전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동경 골 (프로보[미국 유타주]=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평가전. 한국 이동경이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2026.6.4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국 축구는 수년째 세트피스로 이렇다 할 득점 장면을 자주 연출하지 못하고 있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 팀은 힘으로 찍어 눌렀다. 하지만 체코, 멕시코와 같이 월드컵에서 맞붙을 체급 높은 팀을 상대할 때는 상황이 다르다. 공격 기회가 기대한 만큼 많이 찾아오지 않는다. 세트피스가 가장 효과적인 공격 방법일 수 있다. 아스널은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단단한 수비와 세트피스의 힘을 앞세워 22년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대한민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양한 세트피스를 구사할 자원은 갖춘 상태다. 손흥민(LA FC)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동경(울산)은 언제든지 직접 프리킥으로 골망을 가를 정확한 킥 능력을 장착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 이강인이 프리킥과 코너킥으로 날카롭게 띄워준 공을 헤더로 받아 넣어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 이한범(이상 미트윌란)과 같은 장신 선수도 보유했다. 신장은 1m80으로 크지 않지만 헤더 기술만큼은 웬만한 공격수보다 뛰어난 이재성(마인츠)도 세트피스에선 위협적이다. 엄지성(스완지시티)은 윙어 포지션 특성상 스로인을 할 기회가 많이 없었지만, 태극전사 중에서 가장 뛰어난 '투석기' 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상황에 따라 골대 앞까지 배달되는 엄지성의 롱 스로인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혹은 코치진이 머리를 맞대고 색다른 세트피스 전략을 고안했을 가능성도 있다.

홍명보호는 26명의 선수 중 10명이 1m90 이상으로 구성된 '장신 군단' 체코를 상대하는 만큼 지난 사흘간의 '골든타임'을 기해 세트피스 수비에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김진규 코치는 사전 캠프부터 수비수들과 함께 수비 라인 맞추기, 공중볼 클리어링 등 훈련을 주도했다. 사흘간 체코의 주 공격루트인 세트피스와 크로스 공격에 대비한 수비 훈련에 집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거의 모든 준비는 끝났다. 고지대 적응부터 세트피스 훈련까지, 홍명보호가 준비에 성공했는지는 체코전 경기력과 결과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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