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의심만으로 신고 남발 "학부모님, 교사도 아픕니다"
교권이 무너진다 2편
아동학대 피신고 교사 2人의 눈물
가정 내 학대 막기 위한 아동복지법
무고한 교사 대상으로 악용돼
교육감 의견 제출 도입했지만
실효성 떨어져, 교권 보호 못 해
학교 붕괴 막으려면 교권 지켜야
# 교사들 사이에서 "교사 탈출은 지능순"이란 말이 나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교권 위축'이다. 학부모의 잦은 민원에 '아동학대 신고'까지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막는 것들이 너무 많다.
# 더 큰 문제는 일부 학부모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교사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두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슈 넘버링+ 교권이 무너진다 2편이다.
![아동학대 신고 제도가 교사를 대상으로 악용되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1/thescoop1/20260611143111667yjpe.jpg)
"정서적 아동학대." 두 교사에게 날아든 고소장에 적시된 혐의다. 박소현(가명) 교사는 학부모의 학교생활기록부 정정을 거부했다가, 한지현(가명) 교사는 수행평가를 방해한 학생을 생활지도했다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
✚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아동학대'의 정의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란 지적이 많다.
한지현 교사 : "그렇다. 내 경우, 아이가 수행평가를 방해해 쉬는 시간에 불러다 선도했고, 교실에서 잉크를 뿌려 교칙대로 필사를 시켰다. 이를 두고 학부모가 '아이에게 수치심을 줬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박소현 교사: "담임을 맡았던 아이의 생기부에 '사교적이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그랬더니 학부모가 내용이 부정적이라면서 내가 평소 아이를 정서적으로 학대해온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고소했다."
✚ 아동학대는 '의심'만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황당한 사례도 많을 듯하다.
한지현 : "'선생님 표정이 밝지 않아서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잘못한 아이를 꾸짖자) 아이를 죄인 취급했다'…. 모두 아동학대 신고 사유들이다. 조사 결과 대부분 '무혐의' 처분이 나오지만 그 기간 교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 2023년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이 생기지 않았나?
박소현 : "실효성이 떨어진다. 내 경우 역시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수개월간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검찰의 최종 판단까지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수개월이면 빨리 종결된 편이다. 길게는 3년 넘게 시달리는 교사들도 숱하다."
✚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 힘들어하는 교사들도 많을 듯하다.
한지현 : "대부분 사람이 살면서 한번도 하지 않을 경험을 억울하게 겪다 보니 정신적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모든 교사가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휴직하지 않고 학년을 마무리했다.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담임선생님이 바뀐다면, 아이들이 뭘 배울까 싶었기 때문이다."
박소현 : "아직도 경찰 수사를 받던 순간이 계속 떠올라 너무 힘들다. 무엇보다 경찰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동학대로 처벌하려면 먼저 정당한 교육활동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한데, 경찰의 전문성이 부족했다. 교육 전문성이 있는 교육청이 먼저 정당한 교육활동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정당하지 않다'는 의견일 경우에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thescoop1/20260610130748220cydy.jpg)
박소현 :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동학대로 신고한 학부모가 증거 제출을 위해 아이 친구들에게 허위진술을 받으러 다녔다.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웠겠는가."
한지현 : "교사의 교육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 'AI처럼 수업만 하면 되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아이들에게 좋은 걸까?"
✚ 교사를 대상으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했을 경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지현 : "아동학대는 의심만으로도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다. 교사가 원한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교육자로서 그런 선택을 하기 쉽지 않다."
박소현 : "이미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학부모와 아이를 벌하기 위해 또다시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가고 싶지는 않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소현 :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학교에서 꾸짖음을 받으면 속상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부모가 자기 자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에게 분풀이를 하려고 '법'을 이용하기보다 학교에서 서로 대화하고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지현 : "정당한 교육활동은 처벌하지 않는 면책 조항 그 이상이 무언가가 필요하다. 법을 끼워넣기 식으로 수정하다 보면 사각지대가 생길 것이다. 교사의 '교육권'을 법에 명시하는 수준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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