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가 뽑은 월드컵 주심도 쫓겨났다...BBC "대체 누가 월드컵 운영하나"

정승우 2026. 6. 1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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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BC

[OSEN=정승우 기자] 월드컵 주심마저 입국을 거부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직접 선발한 심판이 개최국 미국 땅을 밟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FIFA가 대회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소말리아 출신 국제심판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이 있다.

아르탄은 FIFA가 선발한 북중미 월드컵 주심진 52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다른 심판들과 합류하기 위해 미국 마이애미로 향했지만 입국 심사 과정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은 뒤 결국 본국으로 돌려보내졌다.

아르탄은 미국 입국 과정에서 약 11시간 동안 심문을 받았으며 이후 수 시간 동안 구금된 끝에 귀국 항공편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모든 서류를 갖추고 있었다. 비자도 정식으로 발급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아르탄은 소말리아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인물이었다. 그는 지난해 소말리아인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 클럽대항전 결승전을 주관했고, FIFA U-20 월드컵에서도 세 경기를 맡았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꾸준히 경력을 쌓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왔다.

올해 3월 FIFA가 북중미 월드컵 심판 명단을 발표했을 때 아르탄은 소말리아 최초의 월드컵 주심이라는 역사를 쓸 예정이었다.

꿈의 무대는 입국 심사대에서 멈춰 섰다. 미국 정부는 이번 결정이 정당했다는 입장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앤드루 줄리아니는 BBC와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세관국경보호국의 결정은 옳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심판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BBC는 최근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싸고 입국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국가 팬들은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라크 팬들 사이에서는 미국 방문 자체를 포기했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란 역시 조별리그 경기 입장권 배정이 취소됐다고 발표하며 미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란은 월드컵 참가를 위해 필수적인 스태프 15명이 비자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소말리아를 포함해 이란, 아이티, 콩고민주공화국 등 12개 국가를 대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BBC는 이 같은 상황이 FIFA와 미국 정부의 관계에도 의문을 던진다고 지적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과거 "월드컵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의 선수와 관계자, 팬들은 개최국에 입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월드컵이라 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FIFA는 지난 2023년 이스라엘 대표팀 입국을 거부한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FIFA는 "비자 발급과 입국 심사는 개최국 정부의 권한이며 FIFA는 관여하지 않는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차별 반대 단체 '페어(Fare)'의 피아라 포와르 대표는 "이처럼 많은 월드컵 참가자와 관계자, 팬들이 심문과 입국 거부를 당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도대체 누가 월드컵을 운영하는 것인지 묻게 된다. FIFA인지 미국 정부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BBC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매체는 "FIFA가 자신들이 선발한 월드컵 심판조차 미국에 입국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현재 월드컵을 통제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둔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 안에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을 준비하고 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입국 문제와 정치 논란이 대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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