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권 미화 논란' 제주 516로, 결국 이름 안 바꾼다

제주방송 신동원 2026. 6. 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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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516도로명 현행대로 유지 잠정 결정"
주소 사용자 과반 "현재 명칭 유지" 여론 작용
516도로 건설 기념비


'군사정권 미화' 논란으로 명칭 변경 요구가 제기돼 온 제주 '516로'의 도로명 개정이 결국 무산됐습니다. 명칭 변경에 따른 행정적 혼선과 경제적 부담을 우려한 주민 다수가 현행 유지를 택한 결과입니다.

제주자치도는 오늘(10일) "그동안 명칭 변경 의견이 제기돼 온 '516로' 도로명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5·16도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 도로(지방도 제1131호선)로,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확·포장 공사를 거쳐 개통되면서 해당 명칭이 붙었습니다. 이후 2009년 도로명 고시를 통해 '516로'라는 공식 명칭이 부여됐다.

그러나 이러한 명칭을 두고 박정희 군사정권의 잔재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 3월에는 제주 정가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 쿠데타를 상징하는 516로가 있는 것이 합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516로가) 제주 산업화와 기반시설 확충에 기여한 역사적 사실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냉정하고 겸손한 태도로 평가돼야 한다"며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현상 유지'로 결론을 내린 배경에는 도민과 주소 사용자의 여론이 작용했습니다.

제주도 측은 "토론회와 주민설명회, 두 차례 설문으로 이어진 의견 수렴 과정에서 현행 유지 의견이 변경 의견보다 많았다"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도에 따르면, 올해 1~2월 권역별 도민 공감 토론회 2회(260여 명 참석)와 3월 아라동·영천동 주민설명회 2회(100여 명 참석)를 진행한 뒤 실시한 4월 도민 설문 결과 369명 응답 중 209명(57%)이 현행 유지를, 160명(43%)이 변경을 택했습니다.

이어 5월 11일부터 31일까지 3주간 주소사용자 1,238명을 대상으로 큐알(QR)코드 안내장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해 추가 설문을 진행한 결과(응답자 179명, 응답률 14.5%)에서도 응답자의 66%(117명)가 현행 유지를, 34%(62명)가 변경을 선택했습니다.

설문에서 현행 유지를 택한 이유로는 주소 사용 혼선과 행정적·경제적 부담이 주로 꼽혔습니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가 제주시보다 유지 의견이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40대부터 60대 이상에서 유지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변경을 택한 62명은 △5·16의 역사적 배경이 적절하지 않다 △새 도로명이 더 적합하다 △제주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르면 도로명을 변경하려면 주소사용자 5분의 1 이상의 신청과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주소사용자 과반수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516로 도로명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변경을 원하는 주민은 여러 차례 의견 수렴에서 모두 소수에 머물렀다"며 "주소사용자의 선택을 존중해 현행 명칭을 유지하고, 관련 민원과 의견은 계속 살펴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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