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간암 생긴다… 지방간 계속되면 위험 높아져
증상 나타나면 상당히 진행된 것
정기 검진 받아야 일찍 발견 가능

간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이들이 ‘술을 많이 마셔서 병이 생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음주는 간암의 주요 위험요인이지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간암은 나타날 수 있다.
간암은 간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암으로, 국내 암 사망 원인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상당수 환자에게서 건강검진이나 정기 추적검사 과정 중 우연히 간암이 발견된다. 종양이 커지면서 윗배 통증과 원인 모를 체중 감소,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이미 병기가 2기 후반을 넘어선 상태다.
간암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B형, C형간염과 간경변증이 있다. B형, C형간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만성 간질환으로, 오랜 기간 지속되면 간에 만성 염증이 생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비만과 당뇨병 환자가 늘면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도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간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간암 진단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먼저 한 뒤 이상 소견이 있을 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 진행 정도를 평가한다. 치료는 종양 크기와 개수, 간 기능 상태, 전이 여부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일찍 발견하면 수술이나 간이식, 고주파 열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간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과 방사선치료,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치료 등을 활용한다. TACE는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혈관을 막는 물질과 항암제를 주입해 산소와 영양을 차단하는 식으로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가 어려운 간암 환자에게 널리 시행된다.
임선영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은 음주뿐 아니라 만성 간염과 지방간, 간경변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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