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까지 죽었는데 서면 동의 받아오라고?…보험사 "보험금 지급 불가"

신초롱 기자 2026. 6. 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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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아들을 키워온 여성이, 아들의 사고 사망 이후 보험금 지급까지 거절당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미성년 자녀를 위한 보험에 가입했다가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에 직면한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남편을 사고로 잃은 뒤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외아들을 키워왔다. 남편을 잃은 경험 탓에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늘 불안했던 그는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상해보험과 사망보험이 포함된 상품에 가입했다.

당시 아들은 15세였고 설계사는 계약서 법정대리인란에 어머니인 사연자의 이름만 기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안내에 따라 서명했다.

하지만 비극은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왔다. 아들이 친구들과 전동킥보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면서다.

아들은 중증 뇌 손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A 씨는 석 달 동안 병원을 떠나지 못한 채 간병에 매달렸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치료비는 계속 늘어났다. 카드 대출까지 받아 가며 버텼지만 결국 아들은 세상을 떠났다.

장례를 치른 뒤에는 밀린 병원비와 각종 채무 독촉이 이어졌다. A 씨는 보험금으로라도 빚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보험사로부터 뜻밖의 답변을 들었다.

보험사는 "피보험자인 아들의 서면 동의가 없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 씨가 친권자로서 직접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했지만 보험사 측은 미성년 자녀를 피보험자로 한 사망보험의 경우 부모가 보험수익자가 되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특별대리인 선임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당 절차 없이 체결된 계약은 무효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A 씨는 "가입 당시 설계사는 그런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시키는 대로 서명했을 뿐인데 이제 와서 보험 자체가 무효라고 하니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식을 잃은 슬픔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빚까지 떠안게 됐다"며 "보험금을 받을 방법은 없는지, 보험사나 설계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우진서 변호사는 "미성년 자녀의 상해보험은 부모 동의만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사망보험은 부모와 자녀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어 특별대리인 선임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절차 없이 체결된 사망보험 계약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보험설계사나 보험사가 관련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계약 당시 설명 의무가 이행됐는지, 특별대리인 선임 안내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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