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출 11억달러 시대⋯ 대상 vs 풀무원 ‘김 육상양식’ 경쟁 치열
대상, 20억원 투자해 2차 파일럿 시설 구축
풀무원 R&D센터 착공•실증연구 진행

국내 김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1억달러를 돌파하며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식품업계가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기존 해상양식만으로는 생산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육상양식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11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공급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 전 세계 마른김 수요가 약 2억1000만속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 생산량은 연간 1억5000만속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김 육상양식이다. 육상양식은 실내 시설에 해양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김을 생산하는 기술로, 온도와 염도, 영양분 등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계절과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특히 연중 생산 체계 구축이 가능해 생산량 확대와 공급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상과 풀무원은 정부 국책과제를 발판으로 육상양식 기술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대상이다. 대상은 ‘육상양식 김 종자 연중 공급 및 대량양성 기술개발’과 ‘김 연중생산 육상양식 시스템 및 품질관리 기술개발’ 등 2개 과제의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으며, 두 과제를 모두 수행하는 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대상은 지난 2016년부터 김 육상양식을 기획해 2023년에는 국내 최대 김 생산지인 전남 고흥군과 현지 수산업체 하나수산과 함께 사업화에 착수했다. 1차 파일럿 연구에서는 육상 환경에서 김 원초를 시판 가능한 크기인 40~50cm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는 약 20억원을 투자해 700평 규모의 2차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대상의 경쟁력은 ‘해조류연구센터’에서 나온다. 대상은 지난 2017년 전남 목포에 민간 최초 해조류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품질 등급제 도입과 신품종 개발, 양식 기술 연구 등을 진행해 왔다. 갯병과 황백화에 강한 김 품종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풀무원도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풀무원은 2021년부터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024년에는 충북 오송 풀무원기술원에서 육상수조식해수양식업 허가를 취득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충남 태안에서는 10톤 규모 수조를 활용한 실증 연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초 ‘김 육상양식 연구개발(R&D)센터’를 착공했다. 이번 센터는 해양수산부 국책과제와 연계해 추진되는 시설로, 육상양식 기술 실증과 산업화 기반 구축을 위한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총 9473㎡(약 2865평) 규모로 조성되며 양식시설과 해수처리시설, 연구시설 등을 갖춘다.
특히 온도와 빛, 영양분 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리액터’ 시스템을 도입해 연중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연결되는 원스톱 산업화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김 양식은 통상 수온이 낮은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생산이 이뤄져 연중 생산에 한계가 있다”며 “반면 육상양식은 수온과 생육 환경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사계절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출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김 산업이 가진 생산량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육상양식이 상용화되면 안정적인 공급 기반 확보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단아 기자 shinda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