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LG엔솔 될까"…스페이스X 상장에 애플·엔비디아 수급 충격 우려
최대 270억달러 패시브 자금 유입 예상
삼전·하닉 등 국내 반도체주 변동성 촉각
![미국 뉴욕의 모건 스탠리 빌딩에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552778-MxRVZOo/20260610105202135wwrg.jpg)
스페이스X(SpaceX)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미국 증시의 자금 흐름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장 직후 주요 지수 편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스페이스X로 유입되면서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기존 대형 기술주는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까지 상대적인 수급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단순한 우주기업 상장을 넘어 미국 기술주 전반의 수급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달러로 평가된다. 공모가는 135달러이며 상장 직후 유통되는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4.2% 수준인 5억5600만주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12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IPO 당시 유통 비율인 15.4%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역대 초대형 IPO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유통 물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한 달 만에 나스닥100 입성 전망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상장 이후 예정된 조기 지수 편입이다. 스페이스X는 상장 후 약 5거래일 만에 러셀1000 및 CRSP 지수에, 약 15거래일 후에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에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셀1000·CRSP 지수 편입으로 130억~170억달러, 나스닥100 편입으로 66억~98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지수 편입 효과를 합치면 최대 27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스페이스X로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스페이스X가 '수급 블랙홀'로 부상할 가능성이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인덱스 펀드는 스페이스X를 새로 편입하기 위해 기존 구성 종목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현재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페이스북(현 메타) IPO가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 후 약 7개월 만에 나스닥100에 편입됐으며, 편입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가가 시장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당시 시장에서는 신규 편입 종목으로 자금이 쏠리며 기존 대형 기술주에 대한 상대적 수급 부담이 부각되기도 했다.
국내 사례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2년 상장 직후 MSCI 신흥국지수(MSCI EM)와 코스피200에 잇따라 편입되며 국내 증시 내 자금 쏠림 현상을 유발했다.
반면 스페이스X는 상장과 나스닥100 편입 사이 기간이 약 한 달에 불과해 오버행 우려가 반영될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사례보다 수급 효과가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자금 이동 가능성…국내 반도체주도 촉각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AI 투자자금 흐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비상장 AI 기업 성장에 투자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TSMC 등 AI 인프라 기업을 대체 투자처로 활용해 왔다.
![스페이스X 상장이 AI 투자자금 흐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552778-MxRVZOo/20260610105203414xrre.jpg)
국내 증시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던 만큼 미국 AI 관련 종목의 수급 변화가 국내 반도체주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단기적으로 미국 기술주 내부의 자금 재배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나스닥100 편입이 예상되는 7월 초와 대규모 락업 해제가 예정된 8~9월, 11월이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을 국내 반도체주의 직접적인 악재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 IPO 수요가 대규모로 몰리더라도 해당 자금이 곧바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빠져나가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미국 기술주 내부의 수급 재편과 투자심리 변화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국내 반도체 업황 자체를 좌우할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요 지수 편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나스닥 대형주보다 스페이스X로 수급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스페이스X 상장만으로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제 수급 변화 여부는 나스닥100 편입 이후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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