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혼부 출생신고 허용하고 ‘아빠 성 우선주의’ 개선 검토한다 [플랫]
정부가 미혼부도 혼인 외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혈연·혼인 관계가 아닌 비친족 동거인을 가족서비스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밖에 비혼 출산에 대한 정책 연구, ‘아버지 성(姓)’ 우선주의 개선 등을 포함한 5년간 가족정책 방향이 9일 공개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향후 5년간 가족정책 방향을 담은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립·은둔 청년, 가족돌봄청년, 경계선 지능인, 1인 가구 등 새로운 위기가족을 발굴·지원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제도권 안으로 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반영한 법·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미혼부도 혼인 외 자녀를 출생신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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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는 원칙적으로 어머니가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혼인 중인 여성이 남편이 아닌 남성과 낳은 자녀는 법률상 남편의 자녀로 추정돼 생부가 곧바로 출생신고를 할 수 없고, 생모가 협조하지 않으면 소송을 거쳐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이 같은 제도가 아동의 출생등록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친생부인의 소(법률상 부모·자녀 관계를 부정하는 소송)를 제기할 수 있는 대상에 생부를 추가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혈연관계를 입증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부는 국내 미혼부 수를 약 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건강가정기본법상 가족의 정의를 개정해 비혼·비친족 동거가구 등도 가족센터에서 상담·교육·돌봄 지원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상속·부양 의무 등과 연관된 민법상 가족 범위 개정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신중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자녀의 성(姓)을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부성 우선주의’ 개선도 검토한다. 현행 민법은 자녀가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부모가 혼인신고 시 협의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어머니의 성을 선택할 수 있는 시점을 확대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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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출산에 대한 정책 연구도 처음 추진된다. 정부는 보조생식술을 활용한 비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윤리·사회문화적 쟁점을 검토해 정책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부는 인공지능(AI) 기반 복지위기 예측 모델을 활용해 위기가족 발굴을 강화하고, 앞서 4차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고립·은둔 청소년·청년, 경계성 지능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모든 가족의 기본생활 보장을 위한 경제적 지원도 확대한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올해 만 9세부터 매년 1세씩 상향해 2030년 만 13세 미만까지 확대한다.
성평등한 일터 조성 역시 가족정책의 주요 과제다. 정부는 조직 내 성별 임금과 고용 현황 등을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하고, 하반기 법령 정비와 공시 시스템 구축을 거쳐 내년부터 공공·민간 부문에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가족의 모습과 상황이 다양해진 현실을 반영해 모든 가족이 존중받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다양한 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김지혜 기자 kimg@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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