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두 달, 슈퍼스타의 머릿속은 치열했다…김도영은 지금 또 한 번 진화 중

2025년 일본 스프링캠프 당시 홍세완 KIA 타격 코치는 김도영(23·KIA)의 연습경기 첫 타석을 보고 “진짜 (작년보다) 더 잘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고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로 선정된 김도영이 새 시즌을 준비할 때였다. 히로시마와 연습경기에서 누구라도 속을 수밖에 없는 낙차 심한 포크볼을 참아 볼을 골라내고 볼넷으로 나가는 모습에 ‘진화한 김도영’을 목격한 홍세완 코치는 감탄했다.
김도영은 당시 “프리미어12 때 일본 대표팀 주전포수가 히로시마 주전 포수였다. 그때 내가 포크볼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포수도 포크볼을 유난히 많이 쓰나 생각했다”고 했다.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과거 자신이 약점을 보였던 단 한 경기를 잊지 않고 연결시켜 집중력을 쏟아 어려운 볼을 골라내던 김도영의 모습은 전년도와 또 달라져 팀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렇게 준비한 시즌을 결국 부상으로 날린 김도영은 올해 더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를 올해는 장타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치고 달려야 에너지가 더욱 생기는 김도영은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 전력을 고려해 올해 달리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는 이 낯선 변화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타율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달리지 않는 김도영의 힘이 이제 온전히 타구에 실리기 시작했다. 4월에만 10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0.255에 머물렀던 김도영은 5월 들어 월간 타율은 0.278로 끌어올렸지만 홈런은 4개에 그쳤다. 슬럼프 기간이었다. 이 엇박자를 6월에는 보란듯이 정상화 시키고 있다. 6월 들어 9일까지 치른 7경기에서 김도영은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5홈런을 때렸다. 7일 삼성전에서 2홈런을 치고 9일 한화전 3점 홈런까지, 2경기 연속 몰아치고 있다.
홈런 페이스만 놓고 보면 김도영의 올시즌은 2024년과 사실상 같다. 2024년에도 김도영은 4월까지 10홈런을 쳤지만 5월에는 3개에 그쳤다. 그러나 6월에 다시 8개를 때려 6월을 마칠 때 78경기에서 21홈런을 기록했다. 올해 김도영이 다른 것은 6월의 페이스다. 이제 6월초를 지나는 시점, 61경기에 출전했는데 19홈런을 쌓았다. 2024년과 달리 마음껏 원래 스타일대로 야구하지 못한 초반 두 달을 지나면서 김도영은 또 올시즌의 이 야구에 마침내 적응하기 시작했다.
김도영은 타격 슬럼프에 감기몸살까지 겪던 5월말 반등 조짐을 보인 적 있다. 5월27일 고척 키움전에서 대형 홈런을 날렸다. 7경기 만이었다. 그 키움 3연전에서 12타수 5안타로 일어섰던 김도영은 이후 LG 3연전을 거쳐 2일 롯데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김도영은 19호 홈런을 친 뒤 시행착오를 털어놨다. “고척에서 감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점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영상을 보고 타격폼을 바꾸려고 했었다. 그 뒤 잠실 원정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아 다시 내 폼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내 생각엔 무라카미의 간결한 폼을 따라하기에는 내 힘이 부족한 것 같다”며 실패의 원인도 스스로 파악했다. 홈런 1위를 달리지만 원하는 만큼의 야구를 하지 못하자 새 도전을 해보고, 실패 역시 빠르게 인정하고 원인을 파악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김도영은 3일 롯데전부터 9일 한화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이 6경기에서 5홈런을 몰아쳤다.
약 일주일 간의 도전과 실패가 폭발적인 6월로 이어지는 중이다. 달리지 못하는 김도영에 대한 아쉬움은 이제, 달리지 않는 만큼 파워를 늘려가는 김도영에 대한 감탄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 남의 팀 순위는 알지도 못할 만큼 KIA의 경기와 자신의 야구에만 집중하면서 슈퍼스타의 머릿속은 보기보다 훨씬 치열하게 개막 두 달을 지나고 있었다. 김도영은 올해 또 한 번 진화 중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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