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TSMC 압도하는데…“삼전닉스 주가 여전히 4배 저평가”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6. 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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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證, “TSMC PER 24배 vs 삼전닉스 6.7배”
지주사 더블카운팅 감안해도 PER 7.2배 그쳐
TSMC 프리미엄 배경엔 ADR·국부펀드·ETF
시클리컬株 평가 여전…HBM·장기계약이 재평가 열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합산 기준 순이익 508조원으로 대만 TSMC(123조원)를 4배 이상 웃돌고 있음에도 시장이 TSMC에 부여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한국 반도체의 3.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10일 단순 이익 규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전자닉스’ 대 TSMC 간 가치평가(밸류에이션) 격차의 배경으로 수익성 변동성, 자본시장 접근성, 지분 구조라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TSMC의 현재 PER은 24.4배인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PER은 6.7배에 불과했다.

시가총액은 한국 전자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3399조원(코스피 비중 52.4%)으로 TSMC 2991조원(대만 증시 비중 41.5%)을 앞서고, ROE(49.4% 대 33.3%)와 영업이익률(59.6% 대 50.8%) 역시 한국이 우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밸류에이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더블카운팅 걷어내도 여전히 3배 이상 격차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및 이익 비중 비교. [자료=신한투자증권]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인 지주사·자회사 실적 중복 집계(더블카운팅) 문제를 감안해도 여전히 TSMC와 전자닉스간 밸류에이션 격차는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생명, 삼성물산, SK스퀘어가 각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분(삼성생명 8.5%, 삼성물산 5.1%, SK스퀘어 20.5%)을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 가치가 여러 종목에 중복 반영되고 있다.

지주사가 가진 반도체 지분가치를 전부 고려하면 전자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52.4%에서 61.1%로 상승하고, PER도 7.2배로 소폭 올라간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TSMC PER 24배와의 격차는 세 배 이상으로 나타난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더블카운팅 착시로 대만 프리미엄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지만, TSMC 프리미엄의 본질은 기업 경쟁력과 자본시장 구조에 있다”고 평가했다.

OPM 변동성 5.2% vs 40.6%, 실적 가시성이 만든 프리미엄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OPM) 변동성 및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자료=신한투자증권]
TSMC와 한국 반도체 간 밸류에이션 격차의 핵심으로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이익의 ‘안정성’이었다.

지난 2023년 1분기 이후 분기 영업이익률(OPM) 표준편차를 비교하면 TSMC는 5.2%에 불과한 반면, 삼성전자는 11.1%, SK하이닉스는 무려 40.6%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메모리 침체기 당시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급락했다가 인공지능(AI)·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반등과 함께 빠르게 회복하는 극단적인 사이클 패턴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동성이 ‘시클리컬 기업’이라는 인식을 굳히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반면 시장은 TSMC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근거로 이 기업을 전통적인 반도체 제조사가 아닌 프리미엄 성장주로 분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빈 팀장은 “TSMC가 받는 프리미엄은 ROE나 영업이익률의 절댓값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수치가 오랜 시간 검증을 거쳐 일관성 있게 유지돼 왔다는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HBM 및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를 통해 이익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한다면, 현재의 시클리컬 할인에서 벗어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 ADR, 대만 증시 본주 대비 거래대금 1.7배
대만 TSMC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자료=신한투자증권]
자본시장 구조 측면에서도 두 나라 반도체 기업 간 격차는 뚜렷했다. TSMC는 1997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DR(티커 TSM)을 상장해 글로벌 투자자 저변을 크게 넓혔다.

현재 TSMC ADR의 최근 30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55억900만달러로, 대만 본주 거래대금 31억9100만달러의 1.7배에 달한다. 전체 지분의 20.49%가 ADR 채널을 통해 보유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장 ADR이 없어 글로벌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을 직접 거쳐야만 투자가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ADR 상장 자체가 주가 상승의 직접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자 접근 채널 확대가 장기 기업가치 형성에 구조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ETF 수급 구조 비대칭…EWY는 상한선 근접, EWT는 여유
한국과 대만 증시를 추종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EWY와 EWT의 구성 내용 비교. [자료=신한투자증권]
상장지수펀드(ETF) 수급 구조의 비대칭성도 전자닉스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MSCI 코리아 ETF(EWY)의 운용자산(AUM)은 243억1000만달러로, 대만 ETF(EWT·111억5500만달러)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EWY는 MSCI Korea 인덱스 규정상 특정 종목 편입 비중 상한이 있는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이 46.9%로 이미 상한선에 근접해 있다. 한국 반도체 이익이나 시가총액이 더 크게 늘어날 경우 리밸런싱 압력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EWT의 TSMC 비중은 20.9%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최근 자금 흐름을 보면 EWY는 1개월간 24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한 반면, EWT는 안정적인 유입세를 유지했다.

‘장기 자본’ 국부펀드·연기금 중심 TSMC 주주 구조
TSMC의 주요 주주 현황과 지분율. [자료=신한투자증권]
지분 구조 역시 차별화 요인이었다. TSMC의 주요 주주는 ADR(20.49%)을 제외하더라도 대만 국가발전기금(6.38%),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2.08%), 노르웨이 국부펀드 노르게스뱅크(1.81%), 뱅가드 펀드 계열, 블랙록 등 글로벌 장기 기관자금이 분산 보유하고 있다. 단기 수급보다 장기 성장성과 현금흐름에 기반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반도체 기업도 외국인 비중 자체는 높지만 장기 기관자금 중심의 소유 구조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경로로는 두 가지가 제시돘다.

첫째는 이익 안정성으로 HBM과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통해 메모리 특유의 사이클 진폭을 줄이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전망한 2026~2028년 예상 ROE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4%→61%→39%로 여전히 높지만 하강 궤적이 가파르고, 삼성전자도 52%→43%→31%로 낮아지는 반면 TSMC는 38%→37%→32%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둘째는 글로벌 투자 접근성 확대로, ADR 상장 등 자본시장 채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이 함께 충족될 때 한국 반도체도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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