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통제 中 기업은 돈방석···재고 소진 카운트다운 日 '초비상'

김성하 기자 2026. 6. 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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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모터용 중희토류 수출 실적 '제로' 상태
日, 10년 넘는 비축에도 곧 임계점 다가와
공급 줄여 회소 가치 높이고 비싸게 판매
韓 반도체·배터리 산업 역시 영향권에 진입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중국이 일본을 겨냥한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일본 첨단 제조업의 공급망을 압박하는 동시에 글로벌 희토류 가격을 끌어올려 자국 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다. 희토류를 단순 원자재가 아닌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중국식 경제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닛케이가 중국 해관총서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 희토류 7종의 대일 수출은 올해 3월 전년 동월 대비 88%, 4월은 82%로 각각 감소했다. 1~4월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규제가 장기화·심화하면서 수출 차단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도화선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계기로 급속히 냉각된 중일 관계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1월 '2026년 제1호 공고'를 통해 일본의 군사 관련 이중용도(군사·민간 양용) 물자 수출 통제를 공식화했다. 2024년 기준 중국산 희토류는 일본 전체 수입량의 71.9%를 차지한다.

디스프로슘·터븀 수출 사실상 '제로'
반도체·의료·항공까지 전방위 차단

실제 규제 대상 품목은 일본 첨단 제조업의 핵심 소재들이다. 전기차(EV) 모터용 고성능 자석의 내열성을 결정하는 디스프로슘과 터븀은 올해 1월 이후 대일 수출 실적이 사실상 제로(0) 상태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의료기기, 항공우주 산업에 필수적인 이트륨 역시 1~4월 수출량이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 갈륨의 대일 수출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이 6개월 가까이 버틸 수 있었던 배경에는 10년 넘게 축적해 온 전략 비축이 있다. 왕이 등 중국 매체들은 "일본이 센카쿠 사태 이후 전국 200여 곳의 전략 비축고에 희토류 재고를 쌓아왔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2020년 희토류 비축 목표를 기존 60일에서 180일로 확대했고 2023년에는 특수금속 비상 대응 기금을 3억3000만 엔에서 100억 엔 규모로 늘렸다. 

다만 비축만으로 위기를 무기한 버틸 수 없다. 공급이 끊기더라도 공장이 즉시 멈추지는 않지만 생산 배분 불안과 조달 가격 급등, 양산 인증 지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제조업이 '서서히 질식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비축 물량은 최대 1년 수준으로 추정되며 규제가 지속될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 초 사이 재고 임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희토류는 중국 밖 대체 공급원 없어
정련 노하우·화학 시약까지 中이 장악
희토류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이 10년 넘게 대비해도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중희토류' 때문이다. 전체 의존도 수치는 개선됐지만 이번 규제의 핵심 대상인 디스프로슘·터븀·이트륨 같은 중희토류만큼은 중국 이외의 대체 공급원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중희토류가 대체 불가능한 이유는 독특한 물리·화학적 특성에 있다. 희토류 경쟁은 채굴 경쟁이 아니라 정련·분리·자석이라는 고난도 공정과 이를 지탱하는 시장 구조의 경쟁이다.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려면 수십 단계의 화학적 공정을 거쳐 개별 원소를 분리해야 하며 이 과정은 단순한 설비 투자로 해결되지 않는다. 공정 조건, 용매 선택, 온도·압력 제어, 불순물 제거 노하우 등 장기간 축적된 경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더 근본적인 함정은 공급망 전반이 중국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희토류 정제에 쓰이는 염화암모늄 전 세계 수출량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필수 침전제인 옥살산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희토류 원광뿐 아니라 이를 가공하는 데 필요한 화학 시약까지 중국이 쥐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밖에서 정련 시설을 짓더라도 재료를 중국에서 사다 써야 하는 구조다. 

중국이 희토류 강국으로 부상한 배경은 역사적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은 서방 선진국이 공해를 외주화하던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인건비가 저렴하고 환경규제가 느슨하며 주민의 불만을 누를 수 있다는 점이 희토류 강국이 된 밑거름이다. 서방이 채산성과 환경 비용을 이유로 정련 시설 문을 닫는 동안 중국은 수십 년에 걸쳐 기술과 설비를 축적해 온 것이다. 

한때 미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중국산 저가 광물의 급격한 유입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다수의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저가 공세를 펼쳐 경쟁자를 시장에서 몰아낸 뒤 독점을 완성한 구조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처리 기업들이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겪는 실패율은 40~60%이고 평균 개발 기간은 수익 창출까지 짧아야 7년, 길면 12년으로 보고 있다.

공급 줄이면 가격 오르고 중국만 이득
中 희토류 기업, 1분기 순이익 4배 급증
선전에 있는 중국희토류그룹 건물 /로이터

공급을 줄이면 글로벌 희토류 가격이 오르고 중국 국영기업들은 남은 물량을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중국희토류비철금속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거의 4배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일본에 대한 수출 금지 등을 통해 중국의 가격 결정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내몽골의 최대 생산업체인 중국북방희토류 지난해 순이익이 124% 증가한 22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일본을 압박하는 동안 중국은 돈을 버는 구조다.

중국의 수출 통제는 이미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업체 아르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올해 2월 초 디스프로슘과 터븀 가격은 ㎏당 각각 960달러와 4000달러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레이더와 미사일 유도장치에 사용되는 갈륨 금속은 ㎏당 1600달러에 거래돼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2010년 선례의 재현이다. 당시 센카쿠 분쟁 이후 중국의 희토류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일본 일부 기업은 희토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모터 등 전자부품을 조립한 뒤 완제품 형태로 일본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결과적으로 중국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희토류 통제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기업들이 원자재 확보를 위해 생산 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일본 정부 역시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주·인도 대안 찾지만 실효성 의문
韓 반도체·배터리도 비용 상승 압력

일본은 이를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 반도체 소재 전문 비철금속 대기업인 JX금속은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호주의 광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있고 프로테리얼(전 히타치금속)은 인도에서 네오디뮴 자석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일본 환경부도 2026년 회계연도 예산에 60억 엔(약 550억원)을 추가 편성해 희토류 재활용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단기 대안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호주 라이너스의 EV 모터와 풍력 터빈의 핵심 재료인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연간 생산량은 약 1만t으로 전 세계 수요의 5%에 불과하다. 인도는 희토류 매장량 세계 6위지만 가공·정제 인프라는 초기 단계다. 무엇보다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1.7%를 장악한 구조에서 단기 대체 공급원 확보는 수년이 걸리는 과제다. 

한국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 기업들이 중국산 희토류를 활용해 생산하는 고기능 자석과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조달 비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현재 코트라(KOTRA) 도쿄무역관은 "일본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활용해 생산하는 고기능 소재·부품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 반도체·배터리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중일 갈등은 단순한 외교 사안을 넘어 전략 경쟁이 구조화되는 과정"이라며 "희토류를 둘러싼 갈등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희토류(Heavy Rare Earth) = 디스프로슘, 터븀, 이트륨 등 고성능 자석과 반도체, 항공우주 산업에 사용되는 희토류를 말한다.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아 공급 통제 시 대체가 가장 어려운 전략 자원으로 꼽힌다.

희토류 정련 = 광산에서 채굴한 희토류 원광을 개별 원소로 분리·정제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실제 산업 경쟁력은 채굴보다 정련 기술에 달려 있으며 현재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중용도(Dual-use) = 군사와 민간 분야 모두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물자를 뜻한다. 최근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수출 통제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