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지방관리가 챙긴 우리땅”… 울릉도가 증언하는 독도의 역사
수토제 각석이 행정적 관리 증표
“韓, 독도 인지못해” 日 주장 거짓
日 해저케이블 육양지점 등 남아
제국주의 침략 흔적도 연구 예정

독도·울릉도 =글·사진 박세영 기자
파란 하늘과 투명한 바다 사이, 외롭게 솟아오른 바위섬 위로 태극기가 펄럭였다.
지난 5일 찾은 독도는 산란 철을 맞은 괭이갈매기들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독도에 발을 디디면 ‘독도’라는 표지석과 망향대의 태극기가 여기가 대한민국 영토의 동쪽 끝이라는 걸 알려준다. 괭이갈매기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가파른 언덕 위 독도경비대 건물까지 오르면 ‘한국령’이라는 표지석이 나온다. 울릉도의 고 한진호 서예가가 독도의용수비대 또는 정부의 요청으로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삽살개와 함께 기자 일행을 맞이한 김용헌 독도경비대장은 이례적으로 경비대들이 생활하는 공간까지 안내했다. 독도경비대원들과 등대원, 소방대원 등 상주 인원들의 생활공간이다. 식당에는 학생들의 그림과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김 대장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이런 응원에 힘을 내서 근무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날 학생들의 편지와 그림 등을 전달한 정수경 부천 수주초 5학년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독도에 너무나도 가보고 싶어 했다”면서 “화면으로 접하던 독도에 실제로 오게 되니 감격스럽고 학생들에게 살아 있는 독도 교육을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튿날엔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독도와 관련한 울릉도의 유적들을 살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독도 및 울릉도 탐방을 앞둔 지난 2일 ‘조선시대 수토로 바라본 울릉도와 독도’를 주제로 종합학술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울릉도에 남겨진 조선시대 수토제(搜討制)와 관련된 ‘각석’(刻石) 사료를 재조명하고 두 섬에 대한 우리 역사의 연속성을 입증했다.
특히 남아 있는 주요 각석에 대한 정밀한 탁본을 제작하고 새겨진 글자들에 대한 조사와 해석을 진행했다. 각석이란 바위나 돌에 글자나 그림을 새겨 넣은 것으로, 수토는 ‘찾아내고 토벌한다’는 뜻의 조선시대 지역 영토 관리제도였다. 수토제와 관련한 각석문은 조선 정부가 울릉도와 독도를 방치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행정적으로 관리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울릉도에 대한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의 증거가 중요한 것은 독도가 지질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울릉도의 부속도서로서 하나의 묶음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울릉도와의 연계성을 부인하며 한국이 독도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지도나 고문서에는 분명히 한국 영토로 표시돼 있다. 이뿐 아니라 실제로 6일 울릉도에서는 독도를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실장은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 도서로 인식되어 온 점과 울릉도를 조선 정부가 제도적으로 관리해 온 점 등은 조선이 울릉도와 독도를 영토로 관리해왔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울릉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국제법 연구자이기도 한 홍 실장은 “독도 연구는 울릉도에서 시작해서 울릉도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질학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모두 울릉도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울릉도에서는 계속 새로운 각석이 발견되고 있다. 다만 보호되지 않고 그대로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침식이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울릉도 및 독도 여행을 오랫동안 전문으로 해 온 오형근 센터투어 부장은 “단체 학생 여행을 안내하다 각석문이 새겨져 있는 돌이 문화재인 줄 모르고 그 옆에 낙서를 하려던 경우도 봤다”고 안타까워했다.
울릉도와 독도에는 이 외에도 러일전쟁 당시 일제가 세운 망루와 해저 통신 케이블 육양지점(육지에서 끌어올린 지점) 등 일본 침략의 흔적들도 남아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2027년 학제간 연구의 주제를 러일전쟁으로 정하고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첫 시작점이었던 독도와 울릉도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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