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회 출발부터 ‘깜깜이’…463건 자치법규 검증 부실 우려

광주일보 2026. 6.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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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포함 조례안, 상임위 검토 없이 7월 1일 출범일 일괄 처리 수순
당선인 첫 간담회 핵심 논의 비공개…10인 협의체 소수당 배제 논란도
9일 영암군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당선의원 사전 간담회’에서 당선인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자치법규안 등 통합의회 관련 자료들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당선인들이 첫 회동을 가졌으나, 수백 개에 달하는 방대한 조례안이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단번에 처리될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출범 전 첫 공식 행사부터 비공개로 일관해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9일 영암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에서는 제9회 지방선거로 뽑힌 91명의 광역의원 당선인들이 모여 통합의회 구성을 위한 사전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광주시와 전남도, 그리고 양측 의회 사무처 및 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당선인과 김대중 통합특별시교육감 당선인 역시 참석해 거대 통합 체제의 연착륙을 위한 긴밀한 공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양 시·도 집행부와 교육청의 자치법규·조직개편안 설명까지만 공개됐고, 이후 의원 질의응답을 비롯해 통합의회 운영과 원 구성, 자치법규 논의 과정 등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통합특별시의회 출범과 직결되는 자치법규 통합과 원 구성 논의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면서 폐쇄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주최 측은 집행부의 조직 개편 밑그림과 자치법규 개정 방향을 브리핑하는 순서까지만 언론에 공개한 뒤, 정작 가장 중요한 원 구성과 의회 운영 방안, 의원들 간의 질의응답 시간은 모두 비공개로 문을 걸어 잠갔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실 회의나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까지 실시간 공개 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방의회 통합이라는 초유의 사안을 다루는 논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점을 두고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행사를 주관한 전남도의회 측은 “이번 간담회는 사무처와 집행부가 당선인들에게 통합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 성격이 강하다”며 “공개 상태에서 논의가 이뤄질 경우 일부 의원들이 과도하게 정치적 발언 경쟁을 벌일 가능성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절차적 부실 우려도 매섭게 제기되고 있다.

통합 출범에 맞춰 당장 정비해야 할 자치법규는 463건에 달한다. 단순 명칭 변경 129건, 기관 운영 및 서비스 체계 개편 271건, 특별법 위임 사항 17건, 폐지 46건 등이다. 여기에 교육청 소관 97건을 더하면 무려 560건의 제도가 새롭게 세워진다.

문제는 권한 체계와 적용 범위가 통째로 바뀌는 이 방대한 법규들이 상임위원회의 세밀한 돋보기 심사를 거치지 못하고, 오는 2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두 번째 만남을 끝으로 내달 1일 첫 임시회에서 단번에 일괄 통과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제도의 뼈대가 완전히 뒤바뀌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시간에 쫓겨 수박 겉핥기식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의회 안팎에서는 “사실상 두 차례 협의만으로 방대한 통합 법규 체계를 정리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통합특별시 출범의 상징성과 무게를 고려하면 충분한 상임위원회 논의와 공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당선인들은 의원 91명과 집행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 규모 등을 고려해 7월 1일 첫 임시회를 무안의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주요 쟁점 조율을 위해 광주·전남 지역 의원 각 5명씩이 참여하는 대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광주에서는 강수훈·심철의·안평환·조석호·박필순 당선인이, 전남에서는 최선국·강문성·진호건·최정훈·김명우 당선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향후 의장·부의장 선출 방식과 상임위원회 구성, 교섭단체 기준 등 통합의회 원 구성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조율하게 된다. 그러나 이 중재 기구를 꾸리는 과정에서 소수 정당 소속 당선인들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되면서 대의성을 잃었다는 비판마저 더해지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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