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파업하면...한일이앤씨, 발주·자재·자금줄 '비상'
290억 적자 속 매출 35%·100억 차입금도 모회사 의존
![[출처= 오픈 AI]](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552778-MxRVZOo/20260610082912038gezg.png)
레미콘 운송노동조합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레미콘은 물론 시멘트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공정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회사가 시멘트나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 계열사들의 경우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일시멘트를 모회사로 둔 '한일이앤씨'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일이앤씨는 한일시멘트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한일시멘트를 통해 올린 매출은 499억원으로 전체 매출(1413억원)의 35.3%를 차지했다. 반대로 한일시멘트로부터의 매입은 15억원에 불과했다. 한일시멘트가 공급처보다 핵심 발주처 성격이 훨씬 강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한일시멘트로부터 100억원을 장기 차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일시멘트에 지급한 기타비용도 103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사업과 자재, 자금 구조 전반이 모회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뿐만 아니라 한일이앤씨는 현재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내 비산먼지 억제시설과 사택·독신자숙소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률은 각각 27%, 38% 수준이며 완공 예정 시점은 모두 2026년 12월이다. 모회사 사업장 관련 공사인 만큼 한일시멘트의 파업이 본격화 되면 한일이앤씨 뿐만 아니라 한일시멘트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레미콘 운송노조 휴업에 따른 건설현장 차질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운영하는 '레미콘 휴업 관련 기업애로 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 기준 대형 건설사 12개사의 수도권 현장 70곳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 타설 지연 물량은 약 5만㎥로 믹서트럭 8348대 분량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레미콘 노조 휴업 장기화 시 현장 인력·장비 운영비 증가와 공정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부담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연히 한일이앤씨도 예외일 순 없다.
문제는 한일이앤씨의 재무 체력이 이미 크게 약화됐다는 점이다. 한일이앤씨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413억원, 영업손실 246억원, 당기순손실 2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억7000만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원가가 1498억원으로 매출을 넘어섰고 매출총이익은 마이너스 8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공사원가 급등과 대손상각비 증가다. 토목·건축공사 과정에서 추정총계약원가가 증가하면서 당기 손익에만 201억원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 대전 플랫폼시티 관련 매출채권 201억원에 대해 대손충당금 146억원을 설정하면서 대손상각비도 전년 33억원에서 113억원으로 급증했다.
자재 수급 부담도 적지 않다.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제조 사업(매출 비중 55%)과 레미콘 제조 사업(13%)을 모두 영위하고 있다. 레미콘 운송 차질이 발생할 경우 레미콘 공급은 물론 시멘트 출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이앤씨 입장에서는 핵심 발주처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동시에 공사 수행에 필요한 주요 자재 공급망까지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현재 한일이앤씨는 양주회천 A-25BL 아파트(공정률 79%, 준공 2026년 6월), 부천대장 A-78BL 아파트(11%, 2027년 9월), 행정중심복합도시 5-1L1BL 아파트(9%, 2028년 4월) 등 LH 아파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부천대장과 행정중심복합도시 사업은 공정률이 10% 안팎에 불과해 향후 레미콘 투입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신안산선 복선전철(59%, 2026년 12월), 인천발 KTX 직결사업(85%, 2026년 12월), 서부내륙고속도로(98%, 2026년 12월), 고속국도 400호선 김포~파주(44%, 2027년 12월), 신분당선 용산~강남 구간(54%, 2033년 5월) 등 다수의 토목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공사 수행이 늦어지면 재무 부담은 더욱 무거워진다. 한일이앤씨의 총차입금은 420억원이다. 순부채 기준 자본조달비율은 65.6%로 전년 57.2%보다 악화됐다. 단기차입금만 320억원에 달한다.
PF 관련 우발부채도 부담이다. 한일이앤씨가 제공한 PF 보증 규모는 537억원, 관련 대출 잔액은 666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주 에코테크놀로지 사업 관련 대출 잔액만 409억원으로 2031년까지 자금보충 의무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한일시멘트가 파업에 참여할 경우 한일이앤씨가 발주 감소, 자재 수급 차질, 자금 조달 부담이라는 '삼중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290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핵심 발주처와 시멘트·레미콘 공급망, 100억원 차입금까지 모두 모회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레미콘 운송노조 휴업은 단순히 한일시멘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멘트와 레미콘을 공급받는 건설 현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특히 모회사 의존도가 높은 계열 건설사들은 발주와 자재 수급, 공정 운영 측면에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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