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엡스타인팀·트럼프 부패팀’ 꾸렸다…하원 탈환 대비 본격화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6. 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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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민주당이 11월 하원 탈환시 트럼프 대통령직 사실상 ‘끝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UFC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는 14일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South Lawn)에서 열릴 예정인 UFC 경기 행사 홍보 이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은 트럼프의 80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것을 대비해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조사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실제로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각종 조사와 청문회, 탄핵 공세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의 대통령직은 사실상 끝장”이라고 했다.

◇민주당, 트럼프 조사팀 이미 가동

민주당 소속 로버트 가르시아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최근 MS NOW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미 선거 승리를 전제로 여러 조사팀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가르시아 의원은 “우리는 이미 성공적인 11월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며 “(트럼프와 친분 의혹이 제기된 아동 성범죄자) 엡스타인 팀, 트럼프 가족 부패팀, 국토안보부·이민세관단속국(DHS/ICE)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팀은 현재 서한 작성, 자료 조사, 연구 작업 등 사전 준비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엡스타인 팀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정·재계 인맥 및 각종 의혹을 추적하는 조직이다. 트럼프 가족 부패팀은 트럼프 일가와 측근들의 사업 거래 및 각종 이해충돌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DHS·ICE 팀은 국토안보부와 이민세관단속국의 이민 단속 및 행정 집행 과정을 점검하기 위한 조직이다.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보다 1석이라도 많이 얻어, 실제 하원을 탈환할 경우 이런 준비 작업은 곧바로 공식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의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가르시아 의원은 물론, 법사위원장 후보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의회의 모든 위원회가 백악관 조사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래스킨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는 정부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있다”고 말했다.

◇WSJ “하원 뺏기면 트럼프 대통령직 사실상 끝”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감독위원회와 법사위원회는 강력한 소환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백악관 관계자와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청문회에 세우고 각종 내부 문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제이슨 라일리는 9일 자 칼럼에서 “민주당이 하원 또는 상원을 탈환하면 트럼프 대통령직은 사실상 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 동안 입법 성과를 내기보다 각종 조사와 청문회, 탄핵 시도를 방어하는 데 대부분의 정치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집권 2년 만에 레임덕(권력 누수)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정치적 지형은 실제 공화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폭스뉴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0%가 현재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33%에 머물렀다. 이 수치는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0석을 잃고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내줬던 당시와 비교해 봐도 트럼프 지지율이 12%포인트 더 낮은 수준이다.

역사적으로도 대통령 소속 정당은 대부분 중간선거에서 패배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통령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늘린 사례는 빌 클린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밖에 없다. 두 사례 모두 탄핵 역풍과 9·11 테러라는 전대미문 사건으로 민심이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줬던 것이 계기였다.

◇경제보다 정적 공격…트럼프의 다른 관심사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관심은 정작 중간선거와는 다른 곳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최근 트럼프의 5월 한 달간 트루스소셜 게시물 800여 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공화당 내 충성 경쟁과 정치적 적대 세력 공격이었다.

트럼프는 한 달 동안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 지지하거나 자신에게 반대한 공화당 인사들을 공격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가장 많이 올렸다. 이란 전쟁 관련 게시물은 68건에 달했다. 반면 국민 생활과 직결된 경제와 물가, 생활비 문제를 다룬 게시물은 22건에 그쳤고, 이민 문제는 11건, 기타 국내 정책은 17건 수준이었다. 오히려 백악관 대형 연회장 건설과 워싱턴 연못 재정비 등 수도 미관 개선 사업 관련 게시물이 80건으로, 경제·물가·이민 관련 게시물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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