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꼭 수술해야 할까?… '능동적 감시'부터 후유증 관리까지 ②

김수연 기자 2026. 6. 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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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수술 후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며, 전절제술 시 호르몬제 복용이 필요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암 발생률 1위인 '갑상선암'은 진단 자체만으로 큰 두려움을 주지만, 지레 겁부터 먹고 당장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암 진단이 곧 무조건적인 갑상선 절제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접근법은 유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 종양의 경우, 수술 없이 진행 상태를 추적 관찰하는 '능동적 감시'가 시행되기도 한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도 종양의 상태에 따라 '반절제'와 '전절제'로 범위를 조정하며, 환자들이 우려하는 호르몬 변화나 후유증을 줄여나갈 수 있다.

지난 기사에서 다룬 2030 세대의 갑상선암 발병 요인과 조직형별 예후 차이에 이어, 외과 전문의 이이호 과장(창원파티마병원)의 자문을 바탕으로 수술과 능동적 감시를 가르는 구체적인 임상적 기준, 그리고 갑상선 절제술 후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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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착한 암'의 역설… 2030 급증하는 갑상선암, 무조건 안심할 수 없는 이유 ①

1cm 이하 미세 종양… '능동적 감시'와 '수술'의 임상 기준
가장 흔한 갑상선암인 '유두암'은 10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불린다. 물론 앞선 기사에서 살펴보았듯 조직형에 따라 예후가 나빠질 수 있어 절대 방심해선 안 되지만, 비교적 안전한 유두암이면서 크기가 아주 작다면 치료 접근법이 달라진다. 임상 현장에서는 종양의 상태에 따라 무조건적인 수술 대신, 수술 시점을 신중히 조율하는 '능동적 감시' 전략을 적용하기도 한다.

대한갑상선학회 및 미국갑상선학회(AT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능동적 감시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할 때만 가능하다. 최대 직경이 1cm 이하인 미세 유두암이면서 피막 외 침범이나 림프절·원격 전이 소견이 없고, 기도나 목소리를 내는 신경(반회후두신경) 등 주요 구조물과 근접하지 않은 환자 중 정기 추적 관찰에 동의한 경우에 한정해 적용할 수 있다. 반면, 종양이 1cm를 초과하거나 추적 중 성장 및 전이가 확인된 경우, 혹은 암을 지켜보는 데서 오는 환자의 불안감이 크다면 수술이 권고된다.

갑상선암은 크기가 작아도 전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이호 과장은 미세 종양의 전이 양상에 대해 "최대 직경 1cm 이하의 미세 유두암 진단 시, 20~40%에서 이미 림프절 전이가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전이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림프절 전이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능동적 감시를 적용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양 크기가 작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과장은 "암의 크기만으로 안전성을 단정할 수 없으며 초음파 소견, 암 성장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구체적인 임상 적용에 대해 이 과장은 "능동적 감시는 결코 '치료 방치'가 아니라, 수술 시점을 신중히 조율하는 적극적인 관리 전략이다. 3~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를 통해 추적 관찰하다가 소견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면 즉각 수술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종양만 국소 절제 불가한 갑상선암… 반절제vs전절제 결정 기준은?
치료를 위해 수술이 최종 결정되더라도 갑상선암은 종양 부위만 국소적으로 도려내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반드시 갑상선의 절반(한쪽 엽)을 떼어내는 '반절제'나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로 수술 범위를 넓혀야만 하는 해부학적, 임상적 이유가 존재한다.

이이호 과장은 "갑상선은 내부가 여러 개의 독립된 소엽 단위로 나뉘어 기능하지 않고 피막 내에서 통째로 조직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종양 주변만 도려낼 경우 충분히 안전한 경계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효율을 높이려면 잔류 갑상선 조직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국소 절제 시 남는 조직량이 불규칙해 치료 계획 수립에 한계가 따른다"며 반절제나 전절제가 표준 수술법이 된 이유를 덧붙였다.

구체적인 수술 범위는 종양의 크기, 병소의 위치(단측 또는 양측), 피막 외 침범 여부, 원격 전이 유무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종양이 4cm를 초과하거나 양측 갑상선을 모두 침범했을 때, 혹은 원격 전이가 있다면 전절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수술 후 '목소리 변화'부터 '저칼슘혈증'까지… 후유증 대비해야
갑상선암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후유증 중 하나는 바로 '목소리 변화'다. 최근 갑상선암 투병 사실을 고백한 방송인 지예은도, 치료 후 달라진 목소리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유재석 캠프'에 출연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찬가지로 갑상선 유두암으로 수술을 했던 배우 박소담 역시 최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해 배우로서 치명적일 수 있는 목소리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갑상선 바로 뒤쪽에는 성대를 조절하는 얇은 신경(반회후두신경)이 지나간다. 종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 신경이 자극을 받아 쉰 목소리가 나거나 고음이 나오지 않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이호 과장은 "목소리 변화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수술 후 쉰 목소리가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갑상선 전절제 시 주의해야 할 또 다른 대표적 후유증은 '저칼슘혈증'이다. 갑상선 뒷면에 쌀알처럼 붙어있는 4개의 부갑상선은 혈중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전절제 수술 과정에서 이 부갑상선이 물리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미세 혈류가 저하되면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과장은 "손발 저림, 근육 경련, 입 주변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수치를 확인하고 칼슘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은 끝이 아닌 시작, '호르몬제' 복용 규칙과 정기 검진이 평생 건강 좌우
갑상선을 절제하게 되면 신진대사를 관장하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 기전이 사라지거나 저하된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의 대사 속도에 이상이 생기면서 극심한 만성 피로는 물론, 식사량과 무관한 체중 증가, 비정상적인 추위, 피부 건조 및 탈모, 심한 경우 우울감까지 전신에 걸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호르몬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부족한 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이이호 과장은 "반절제 환자는 갑상선의 기능에 따라 호르몬제를 소량만 복용하거나 끊기도 하지만, 호르몬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전절제 환자는 평생 복용이 필수적"이라며 "호르몬제는 반드시 아침 공복(식전 30~60분 전)에 복용해야 하며, 칼슘이나 철분 제제, 위장약 등과는 최소 4시간 간격을 두어야 온전한 흡수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발을 막기 위한 정기적인 추적 관찰도 필수다. 갑상선암 재발의 상당수는 수술 후 5년 이내에 발생하므로,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혈중 갑상선 글로불린(Tg) 수치, 경부 초음파, TSH(갑상선자극호르몬) 검사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식단과 관련해 이 과장은 "다시마, 해조류 등을 통한 요오드의 과도한 섭취는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식사 수준마저 완전히 차단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갑상선암 수술은 치료의 종착지가 아닌, 새로운 신체 변화에 적응하고 일상을 관리해 나가야 하는 긴 여정의 시작이다. 단순히 예후가 좋은 '착한 암'이라는 인식에 기대어 방심하기보다, 종양의 특성에 맞는 정확한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 수술 이후 철저한 약물 복용과 추적 관찰을 유지하는 것만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김수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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