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0년전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환영 인사'라고 했다"
"종교 초월해 상상 못한 공간 빚어낸 창의성…가우디 자랑스러워했으면"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안토니오 가우디가 오늘날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본다면요? 자랑스러워하길 바랄 뿐입니다. 가우디는 이 성당에 43년을 바쳤고 이후 여러 세대에 걸친 건축가, 기부자,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기여하고 최선을 다해 진전시켜 왔으니까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가 마우리시오 코르테스는 가우디 100주기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오후 '탄생의 파사드' 앞에서 한국 취재진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당은 가우디 사후 100년을 더해 144년 만인 올해 중앙 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172.5m)을 완공해 전반적인 구조와 외관을 완성했다. 코르테스 건축가는 이 탑을 맡은 건축가다.
코르테스는 이 문화유산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이유에 대해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공간을 만들어낸 인간의 창의성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종교와 관계없이 성당으로 들어오는 빛은 모두에게 무언가를 전해준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코르테스 건축가와 일문일답.
![사그라다 파밀리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yonhap/20260610070312774ujfc.jpg)
--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축복하는 소감은
▲ 가우디 100주기와 예수 그리스도의 탑, 성모 마리아의 탑, 4대 복음서 저자들의 탑을 모두 완성한 역사적인 때에 교황이 초청을 수락해 기쁘고 큰 영광이다.
-- 예수 그리스도의 탑 건축에 어려웠던 점은
▲ 가장 큰 어려움은 언제나 가우디가 상징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 재료와 건축적 표현의 측면에서 가우디의 구상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좀 더 기술적이고 구조적인 것이다. 수년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려 노력했다.
-- 인공지능(AI)이나 드론 같은 현대 기술이 가우디의 원안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됐나
▲ 가우디는 생애 마지막 수십 년간 성당 설계를 선직면(직선이 곡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구성하는 곡면)으로 이뤄진 엄밀한 기하학으로 전환했다. 유기적이고도 정돈된 기하학이라 이를 컴퓨터 모델, 그리고 십자가 설계에 사용된 알고리즘으로 바꾸는 게 가능했다.
-- AI가 가우디 시대에 있었더라면 그가 AI를 활용했을까
▲ 확신할 순 없지만 가우디는 늘 새로운 기술에 열려 있었다. 그는 첫 탑에 당시 새로운 기술이었던 철근 콘크리트를 썼고 크레인과 새로운 기계를 세웠다. 오늘날 컴퓨터와 알고리즘 설계, 프로그래밍을 통해 일하는 속도를 보면 가우디가 당시 몇 달씩 걸렸던 모형을 아주 빨리 만드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하지만 설계란 인간의 뇌가 하는 과정이다. 가우디는 기계가 결정을 내리도록 절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언제나 설계를 지휘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 십자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yonhap/20260610070312981eovo.jpg)
-- 가우디가 오늘의 성당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 그의 생각을 감히 상상할 수는 없지만, 100년 전에 첫 번째로 완성된 탑인 바르나바의 탑을 봤을 때만큼이나 기뻐했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때 가우디는 동료에게 '정말 아름답다. 이 탑이 바르셀로나의 환영 인사가 될 것이다. 바다 건너 와서 사람들이 처음 보는 것이자 따뜻한 환영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느꼈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가 자랑스러워하길 바랄 뿐이다. 가우디는 여기에 43년을 바쳤고 이후로도 5세대에 걸쳐 건축가, 기부자,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기여해 왔다. 유산인 것이다. 모든 세대가 최선을 다해 진전시키려 노력해 왔다.
-- 스페인 내전 당시 화재로 많은 자료가 유실됐는데, 가우디가 처음 전달하고자 했던 근본적인 생각은 뭐였을까
▲ 이 성당은 사람들의 기부금으로만 지어지는 '속죄 성당'이라 건축 속도를 높일 수 없었기에 가우디는 (완성하지 못할 것을 알고) 수십년간 석고 모델을 만들었다. 화재로 파손되기는 했으나 완전히 타버리진 않았고 그래서 후대에서 계속 만들 수 있었다. 또 많은 기록과 자료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 십자가는 그가 남긴 모형과 그가 고안한 기하학을 그대로 사용해 만들었다. 근본적인 생각은 이건 신의 영광을 위한 성전이지 인간의 자아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거다. 이 성당의 외관은 '돌로 지은 성경', 내부는 '기둥과 빛이 이루는 경이로운 숲'이다.

--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전 세계인들을 끌어모으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아시아에서는 가우디가 자연을 해석해 건축으로 전환하는 방식에 매력을 느낀다는 말도 들었다. 서구까지 통틀어 내 생각엔 다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공간을 빚어낸 인간의 창의성을 기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 카탈루냐는 가우디와 살바도르 달리의 고향이고 파블로 피카소도 젋은 시절 이곳에 살았다. 이런 창의성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
-- 기독교인뿐 아니라 종교와 관계없이 다양한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모두에게 열린 곳이다. 이 공간 내부로 들어오는 빛이 종교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무언가를 전해준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은 종교적 의미로, 또 많은 사람은 예술적 의미로 방문하며 누구라도 환영받아야 한다.
-- 완전한 최종 완공은 언제일까
▲ 우리에게도 정확한 날짜는 없다. 아직 영광의 파사드, 많은 측면 예배당, 내부, 예술적 작업들이 많이 남았다. 최소 10년은 더 걸릴 것 같다.
![5월 26일 관광객으로 가득 찬 사그라다 파밀리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yonhap/20260610070313374llxc.jpg)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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