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수출산업이라 불러다오···해외서 더 잘 나가는 ‘K-푸드’
라면·김치·만두 등 수출에 날개를 단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영토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양식품·농심을 비롯 CJ제일제당·대상과 오리온 등 국가대표 식품 업체들이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 생산기지 구축은 물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K-푸드 세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은 올 1분기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70~80%대에 달했다.

1분기 식품업계, 해외매출 비중 ‘쑥’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먹거리가 ‘수출 역군’으로 등극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수출 실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낸 곳은 라면업계다. 삼양식품은 연간 20억개가 팔리는 ‘불닭’ 인기로 해외매출(5850억원)이 전년 동기대비 38% 늘었고 특히 유럽시장에서는 215%(770억원)나 급증했다. 농심은 ‘신라면’에 힘입어 같은 기간 해외매출(4151억원)이 19.9% 늘었고 영업이익(674억원)은 20.3% 증가했다.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의 누적 매출 20조원 가운데 약 40%인 8조원이 해외 시장에서 나올 정도다.
종합식품기업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로 1분기 해외매출(1조5555억원억원)이 전년 동기대비 4.5% 늘었고 ‘종가 김치’ 대상 역시 해외매출이 10% 증가했다. ‘초코파이’ 오리온은 글로벌 시장에서만 매출(9304억원)이 16% 성장했고 영업이익(1655억원)은 26% 늘었다.
주요 식품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6년 해외 비중이 26%에 불과했지만 2019년 50%를 넘어섰고 지난해 80%를 찍은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82%를 기록했다. 농심도 2016년 25%에 머물던 해외매출 비중이 올 1분기에는 44%까지 뛰었다. CJ제일제당 역시 2019년 39%였던 해외 매출 비중이 2024년 49%, 올 1분기에는 51.2%까지 높아졌다.

김치 수출도 호조다. 1997년 한국 포장김치 총 수출액의 41%를 차지했던 대상 종가김치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52%, 올 1분기에는 57%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디저트계의 오리온의 해외비중도 놀랄만하다. 2023년 66%, 2024년 67%, 2025년 68%를 넘어 올 1분기에는 72%까지 확대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가대표 식품업체들이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내수침체 위기를 글로벌 신시장 개척으로 뚫고 있다”며 “K-컬쳐, K-푸드를 앞세운 식품업체의 해외시장 공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넓혀라, 생산·마케팅 잰걸음
세계인을 사로잡기 위한 K-푸드 식품기업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BTS(방탄소년단)가 쏘아올린 ‘불닭 챌린지’로 지구촌을 불태운 삼양식품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은 물론 식품+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또 밀양 2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만큼 미국과 중국을 넘어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시장까지 ‘불닭’을 메가히트 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도 코첼라에 참여, K팝 보이그룹과 캠페인을 펼치는 등 하반기에는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더 강화할 것”이라며 “2027년 중국 자싱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4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 중국, 일본은 물론 매운맛을 즐기는 멕시코, 브라질에 영국과 인도, 러시아까지 영토를 넓혀 ‘라면 최강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 하반기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연간 5억개 생산)을 완공하면 농심의 연간 총 라면 생산량이 최대 60억개로 늘어난다”며 “미국·중국 현지생산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신라면 툼바’ 등 수출 전략제품도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유럽, 오세아니아 등 신성장 지역사업 대형화와 미국내 시장 지위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현지를 파고 들기 위한 스포츠 등 마케팅은 물론 올해 유럽 헝가리 공장과 2027년 미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신공장 가동으로 현지 생산 능력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 김치 등 현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에 맞춘 한국 식문화가 전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며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현지인에게 친숙한 비비고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방점을 찍고 있다. 종가김치를 넘어 전통 장류 기업답게 고추장·된장 등을 현지인에게 맞춘 K-소스류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2025년 기준)인 ‘김’은 물론 연평균 46% 성장하는 ‘떡볶이’의 판매량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 현지에 ‘떡’ 공장을 가동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라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폴란드 공장 역시 준공을 앞두고 있어 글로벌 강자로 떠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중국을 넘어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참붕어빵’과 ‘후레쉬파이’가 인기를 끌자 생산라인을 추가해 공급량을 2배 늘리는 것은 물론 지난 1월 착공한 트베리 신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연내 하노이 제3공장을 완공하고 호치민에 제4공장을 건설하는 등 수출 기반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9개 메가브랜드를 필두로 꼬북칩, 참붕어빵, An(안) 등을 새로운 메가브랜드로 육성해 K푸드 영토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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