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빠졌는데 지금 사라?…삼전·SK하닉에 무슨 일이

조아라/고송희 2026. 6.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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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고점 시기상조…지금 저가매수 기회"
'반도체 피크아웃' 실체는
BNP파리바 "내년 칩가격 하락"
중국발 메모리 공급과잉 등 경고
전문가들 "반도체 부족 계속"
삼전닉스 여전히 저평가 매력
"업황 펀더멘털 훼손 아니다"
사진=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9일 각각 8.97%, 15.91% 급반등에 성공했다. 두 종목은 전날까지 3거래일 동안 각각 19.08%, 20.23% 급락하며 패닉성 매도세가 거셌다. 지난 4일 브로드컴 실적 발표를 전후로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반도체 고점론’이 확산하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영향이다. 국내 전문가는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 중반 정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하락세로 전환되며 업황이 빠르게 꺾일 것이라는 월가의 비관론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고 평가했다. 최근 약세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결과로 반도체 업황의 펀더멘털 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피크아웃?

BNP파리바는 3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ASP가 올해 중반 고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중국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의 생산 확대로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향후 1~2년 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논리다. 이후 브로드컴이 올 3분기 시장 기대(172억달러)에 못 미치는 인공지능(AI) 칩 매출 전망치(160억달러)를 내놓자 반도체 고점론에 대한 불씨가 살아났다. 해당 보고서에 대해 이종욱 삼성증권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2024년 6월 세콰이어캐피털이 처음으로 AI 버블론을 제기한 이후 월가에서 주기적으로 고점론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사이클의 고객은 AI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향후 10년의 성장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견고한 수요층”이라며 고점론을 일축했다.


국내 한 반도체 연구원 A씨 역시 “삼성전자 P5 공장과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의 Y1 가동은 일러도 내년”이라며 “삼성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에 더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현실적으로 올해 갑자기 가격이 꺾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BNP파리바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SK하이닉스는 7.1배, 샌디스크는 10.3배, 마이크론은 10.8배에서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 대해서도 국내 한 운용사 대표 B씨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수율과 품질 측면에서 아직 한국 업체들과 격차가 크다”며 “중국이 DDR4와 일부 DDR5 등 범용 D램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핵심 경쟁 분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소캠 논란’은 해프닝

5일 미국 반도체주 폭락을 부추긴 또 다른 배경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적용될 소캠 공급 물량이 약 49% 급감할 것이라는 보도가 꼽힌다. AI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마이크론(-13.25%)이 급락했고, 5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6.40%)와 SK하이닉스(-9.92%)를 필두로 패닉 장세가 이어졌다.

미국 기반 반도체·AI 공급망 전문 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를 통해 보도된 내용으로 우려가 커지자 세미애널리시스의 창업자 딜런 파텔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수요 둔화 신호가 아니며 시장이 과민반응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후 그는 대만 컴퓨텍스의 SK하이닉스 부스 사진을 게시하며 추가 해명을 했다.

소캠 논란에 대해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엔비디아 관련 전체 반도체 TAM(전체 시장 규모)은 내년 290억 기가비트(Gb) 수준으로 올해보다 61%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등 해외 투자업계도 논란을 일축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했다.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매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건민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장세는 작은 악재에도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장기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말했다.

운용사 대표 B씨도 “스페이스X 상장과 빅테크 유상증자, 11월 중간선거 등 각종 노이즈로 글로벌 유동성이 쉬어갈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주가 지금처럼 많이 떨어졌을 때가 좋은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아라/고송희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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