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르네상스 2.0]북극부터 무인선박까지...새 바다 열리는 K조선
북극항로 개발 기대감에 쇄빙선 시장 주목
AI 자율운항 확산...미래 선박 경쟁 본격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스웨덴 쇄빙전용선의 조감도. [출처=HD현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0/552778-MxRVZOo/20260610060005704qyjc.jpg)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추진선 등 무탄소 친환경 선박에 이어 최근에는 쇄빙선과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특수선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항로 개발 기대감과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기술 확산이 맞물리면서 조선업계의 관심도 기존 상선 시장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NG선 이후 조선산업 경쟁력이 단순 건조 능력을 넘어 특수선 기술과 디지털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북극항로 열리나...쇄빙선 시장 주목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스웨덴 해사청이 발주한 차세대 쇄빙선 사업에 참여하며 유럽 쇄빙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북극항로 개발 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쇄빙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조선업계도 관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북극 해빙이 감소하면서 북극항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극지 자원 개발과 북극권 주도권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쇄빙선은 두꺼운 해빙을 뚫고 항해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선체 구조와 추진 시스템, 극저온 환경 대응 기술 등이 요구돼 진입 장벽이 높다. 오랜 기간 핀란드와 캐나다 등 극지 운항 경험을 보유한 국가들이 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특히 핀란드는 글로벌 쇄빙선 설계와 건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미국도 관련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24년 캐나다·핀란드와 함께 'ICE Pact'를 출범시키고 쇄빙선 설계·건조·유지보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북극 지역 영향력 확대와 해양 안보 강화 차원에서 쇄빙선 확보가 전략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쇄빙선을 차세대 특수선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유럽 시장 진출에 나선 가운데 한화오션도 극지 운항 기술과 특수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을 수주해 오는 2029년 말 인도할 예정이다.
◆ AI가 바꾸는 선박...무인선박 시대 성큼
조선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자율운항 선박이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선원 부족 문제와 안전 규제 강화, 운항 효율 개선 수요가 맞물리면서 자율운항 기술이 차세대 선박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박 건조 기술뿐 아니라 AI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기술이 결합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조선업의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도 꼽힌다.
국내에서는 HD현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는 항해 최적화와 충돌 회피 기능을 갖춘 대형 상선용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현재 운영 중인 AI 기반 항해보조시스템 '하이나스(HiNAS) 클라우드'는 선박 운항 데이터와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연료 효율 향상과 운항 최적화를 지원한다.
상용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비커스는 HMM 선대 40척에 자율운항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외 선사들과 자율운항 시스템 표준 적용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 한국선급(KR) 등과는 원격운항 제어 기술 검증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운항 기술이 향후 무인선박 시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센서, 통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선박이 스스로 항로를 판단하고 운항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선에서 축적된 기술은 향후 무인수상정(USV) 등 다양한 선박 플랫폼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범용 상선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기술 장벽이 높은 미래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조선업 경쟁력은 선박 건조를 넘어 특수선과 디지털 기술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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