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PF 사업장 정리 속도…독산 노보텔 부지 875억 매각

김경미 기자 2026. 6. 10.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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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주상복합 284가구 프로젝트
새 주인 만나 신혼 안심주택으로
워크아웃 후 PF 23개 정리 수순
헐값에 팔았지만 빚탕감 긍정적
작년 영업익 527억 흑자 전환도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옛 노보텔 호텔 부지가 장기간 표류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당초 역세권 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추진됐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사업이 중단된 뒤 신혼부부 대상 안심주택 공급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이번 매각은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천구 독산동 1030-1 일대 옛 노보텔 호텔 부지가 지난달 875억 원에 매각됐다. 금천구청 등에 따르면 매수자는 해당 부지에 신혼부부를 위한 안심주택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부지는 시행사 IRDV와 태영건설 등이 참여한 독산아이알디PFV가 주상복합 개발을 추진했던 곳이다. 지하철 1호선 독산역에서 약 800m 떨어져 있고, 내년 개통 예정인 신독산역과 인접해 입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사업 시행 주체는 2022년 16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해 1217억 원에 토지를 매입했다.

사업 추진 과정도 순조로웠다. 서울시가 2023년 신독산역 일대를 역세권활성화사업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주상복합 2개 동, 284가구를 공급하는 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2023년 말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자 대주단은 대출금 회수를 위해 지난해 9월 해당 부지 공매 절차에 착수했다.

공매는 최초 입찰가 1556억 원에서 시작됐지만 17차례 연속 유찰됐다. 이후 올해 2월 입찰 가격이 910억 원까지 낮아졌음에도 매수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됐다. 최종 매각가는 875억 원으로 감정가 대비 약 44%, 최초 매입가 대비 약 28% 낮은 수준이다.

태영건설 사업장이 큰 폭의 가격 조정을 거쳐 매각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공격적인 개발사업 확대로 PF 보증 규모가 한때 3조 원 수준까지 늘었던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비핵심 사업장 정리와 자산 매각에 집중해 왔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반포동 59번지 일대 도시형생활주택 개발 부지는 감정가 3913억 원으로 공매가 진행됐으나 13차례 유찰 끝에 올해 2월 1160억 원에 매각됐다. 해당 부지를 인수한 DS반석은 사옥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현재 PF 사업장 구조조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PF 사업장 60곳을 점검한 결과 37곳은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23곳은 정리 대상 사업장으로 분류했다”며 “정리 대상 가운데 6곳은 시공사 교체를 완료했고 2곳은 사업 청산을 마치는 등 총 8개 사업장의 처리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태영건설은 민간 개발사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공공사와 사회간접자본(SOC), 도시정비사업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분야로 사업 비중을 옮기고 있다.

태영건설 사옥

이 같은 체질 개선 효과는 실적에도 반영됐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1745억 원, 영업이익 52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과 2024년 이어졌던 대규모 적자 흐름을 끊어낸 것이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1분기 769%에서 올해 1분기 489%로 낮아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우발채무 출자전환, 자산 매각, 고정비 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무구조 정상화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은 내년 5월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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