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갚다 월급 다 나가겠네"… 한은 금리 올리면 주담대 8%도 넘는다
주담대 상단 7.43%까지 올라
신용대출 상단도 6%대 진입
한은 인상 땐 주담대 8% 전망

은행권 대출금리 전반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우려가 맞물리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빠르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7%대 중반에 가까워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하반기 중 연 8%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50~7.43%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연 4.40~7.00%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단은 0.10%포인트(p), 상단은 0.43%p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날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7~6.13%를 기록하며, 한 달 전(연 4.07~5.08%) 대비 금리 상단이 무려 1.05%p나 상승했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까지 금리 상단이 높아지면서 여신금리 전반에 상승 압력이 번지는 모습이다.
대출금리를 밀어 올린 핵심 요인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과 직결되는 채권시장 금리의 오름세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3.930%로 한 달 전(연 3.592%) 대비 33.8bp(1bp=0.01%p) 올랐다. 이에 따라 장·단기 조달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한 달 새 41.8bp 오른 연 4.473%를, 신용대출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1년물 역시 42.3bp 뛴 연 3.619%를 기록했다.
은행채 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과 직결된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통상 은행채 5년물 등 장기 금융채 흐름을 반영한다. 신용대출 금리도 은행채 1년물 등 단기 조달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채권금리 상승에는 미국발 긴축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내 국고채 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자 은행채 금리도 함께 뛰며 은행권 조달비용 부담을 키웠다.
한은의 통화긴축 전환 가능성도 시장금리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2명이 즉각적인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리스크 등을 거론하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환율과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7월로 앞당겨지거나 7~8월 연속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전망이 선반영되면서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 모두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조달비용이 오르자 은행들도 대출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들어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를 0.2%p 인상하고 신용대출 금리도 함께 상향했다. 우리은행은 일부 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 한도 소진 영향으로 금리 하단이 올랐다. 은행들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높아진 조달비용을 여신금리에 반영하는 흐름이다.
문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차주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은행채 금리가 추가로 오르고, 이는 고정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에 다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7%대 중반에 가까워진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금리 상단이 더 오르면 월 상환액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릴 경우 금리가 연 5%일 때 월 상환액은 약 161만원이다. 현재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상단인 연 7.43%를 적용하면 월 상환액은 약 208만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금리가 연 8%에 도달하면 월 상환액은 약 220만원까지 불어난다.
신용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1억원을 신용대출로 빌렸을 때 금리가 연 5.08%에서 연 6.13%로 오르면 1년에 내야 할 단순 이자는 508만원에서 613만원으로 증가한다. 한 달 전보다 연간 이자 부담이 105만원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져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7%대로 올라설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최소 700만원대로 불어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이 정도 속도로 오르면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금리도 추가 조정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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