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출렁인 뉴욕 증시…나스닥 1% 하락
월가 공포지수 8% 상승
국제 유가 3.4% 하락

12일로 예정된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과 반도체 기업에 AI(인공지능) 투자 붐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뉴욕 증시가 크게 출렁거렸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항이 증가하고 있다는 미 당국자의 발언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대한 우려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AI 관련 지출·스페이스X 상장 영향
9일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에서 다우 평균은 0.2% 상승했지만 S&P500 지수는 0.3%, 나스닥 지수는 1% 떨어졌다. 5일 4% 이상 급락한 바 있는 나스닥은 이날 한때 3% 이상 떨어지며 공포감을 일으켰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은 이날 그동안 고평가를 받은 종목을 중심으로 떨어졌다.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132%와 161% 상승한 IT 기업 인텔과 델은 2%와 4.6% 손실을 기록했다. 메모리 칩 제조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주 이틀 동안 약 20% 폭락한 뒤 전날 10% 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2% 떨어졌고, 브로드컴 역시 1% 이상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이날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컸던 상황을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빅테크 기업의 AI 지출에 대한 불안감이다. 예컨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주 인프라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최대 850억달러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 역시 AI 투자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 시즈 은행 트레이딩 책임자 발레리 노엘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투자자들이 기업의 AI 관련 지출을 재평가하고 있고 대규모 자본 지출의 수익 회수 시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대형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인 매니시 카브라는 “시장 전체가 조정을 필요로 했고, 너무 과열돼 있었다”고 했다.
눈앞에 닥친 불안 요소로는 스페이스X의 상장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가 최대 860억달러(약 131조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를 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많이 오른 AI·반도체 주식을 팔아 실탄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CEO 제이 햇필드는 CNBC에 “이번 주 후반에 있을 스페이스X 상장을 두고 모두가 약간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8%가량 상승한 20.40이었다.

◇美 국채 금리 하락
중동 분쟁 영향을 받는 국제 유가는 이날 하락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대서양위원회 행사에서 지난 1~2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에 “이란전 직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수개월 걸릴 것”이라면서도 “매우 의미 있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브렌트유는 2.97% 떨어진 배럴당 91.45달러,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4% 하락한 배럴당 88.20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이 지역을 순찰 중이던 미군 헬리콥터를 격추했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하락 폭이 제한됐다. 전날 미 중부사령부는 “8일 오만 해안 인근에서 헬리콥터가 추락한 후 두 명의 승무원이 구조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매우 정교한 아파치 헬리콥터 중 한 대가 격추됐다”면서 “미국은 반드시 이 공격에 대응해야만 한다”고 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2%포인트 내린 4.53%, 기준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3%포인트 떨어진 4.12% 수준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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