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순장조 조례' 첫 적용, 부산 시정 업무 공백 최소화해야
인사 갈등 대신 업무 공백 막을 묘안 절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부산의 지방권력 교체가 현실화함에 따라 부산시정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전재수 시장 당선인은 선거기간 토론회에서 관료 조직에 있어 예측 가능성과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나 권력 교체가 일어난 이상 큰 폭의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새 시장 취임과 함께 일제히 새로운 임원을 뽑아야 하는 부산시 출자·출연 기관의 업무 연속성 유지부터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광역지자체장과 해당 기관장·임원들의 임기를 맞춤으로써 지방권력 교체 시기 퇴임 종용 등 불필요한 인사 갈등을 막기 위해 제정된 소위 ‘순장조 조례’가 이번 지방선거 이후 최초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부산시장 당선인은 9일 차재권 부경대 교수를 민선 9기 인수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부산시의회에 긴급안건 진행을 추진했다. 2023년 제정된 광역지자체장과 출자·출연기관 임원 임기를 맞춘 조례안의 일부 개정을 위한 움직임이다. 당선인 측이 개정하려는 내용은 부산신용보증재단과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경제진흥원, 부산기술창업투자원 등 모두 12개 기관 기관장·임원 88명의 임기 종료를 3개월 유예하는 방안이었다. 해당 기관 임원 자리가 다음 달 새 시장 취임 직전 일제히 공석이 되는 부작용을 막자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장 시의회 절차를 진행한다고 해도 이달 안 절차 완료가 불가능해 개정은 불발이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해당 기관은 당분간 정상적인 업무 진행이 어려워졌다. 임원 후보군을 찾고 청문회를 열어 검증을 거쳐야 하는 데에 조직 역량을 집중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일찌감치 제기됐음에도 해결책 마련을 미뤄 왔다는 점이다. 부산시의회에서도 올해 초부터 새 시장이 선출될 경우 임원 임기 종료 시점을 수개월 늦추는 방안 등을 넣어 조례 개정을 준비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실현에는 실패했다. 부산과 비슷한 시기 만들어진 경남도 조례가 새 임원 임명 전까지 기존 임원 임기 연장 단서 조항이 있는 점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입법 부작위가 있었다는 비판에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부산은 새 시장 당선으로 인해 현 시장이 추진하던 각종 주요 정책을 새 시장이 어느 선까지 손댈 것인지를 놓고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원장에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분야 천착 전력이 돋보이는 인물이 선임된 것으로 미뤄 실무형 인수위 활동에 대한 기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 당선인이 강조한 관료 조직의 예측 가능성과 연속성 담보에는 다소 역부족이다. 그 어떤 정책과 인선도 부산 시민을 위한 시정 업무의 공백 위에서는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불필요한 인사 갈등을 막기 위한 조례가 입법 목적을 이루게 하면서도 시정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방안 모색은 새 시장의 첫 숙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