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이 호르무즈 순찰 美헬기 격추”… 보복 조치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어젯밤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 중이던 최첨단 아파치 헬기 1대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방금 받았다”며 “미국은 불가피하게 이 공격에 대응해야만 한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 7일 휴전 이후 종전(終戰)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 간헐적인 무력 충돌을 주고받고 있다. 이란은 중동에 전개된 미군이 철수해 ‘군사적 충돌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전날 뉴욕 맨해튼에서 미 프로농구(NBA) 경기를 관람하고 복귀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고 헬기 조종사들이 다치지 않았고, 9일 중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이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헬기에 탑승한 승무원 2명이 무사히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와 관련 “(미 동부시간 기준) 8일 오후 7시33분 오만 해안 인근에서 헬기가 바다에 추락했지만 탑승 승무원 2명 모두 2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돼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고 했다. 또 이날 오후 5시에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적 대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역봉쇄에 나섰고 F-35 전투기 등을 활용해 강도 높은 작전을 펼쳐 왔다.
아파치 헬기는 미군의 역봉쇄 작전에서 이란이 통제하는 섬과 영토에 대한 정찰 임무를 맡고 있다. 기관포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육군의 주력 공격형 헬기로, 대(對)이란 군사 작전 이후 이 헬기가 격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격추에 사용된 이란 측 무기는 ‘샤헤드 공격 드론’으로 알려졌는데, 사람이 직접 운용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재래식 무기를 무인 저비용 첨단 무기를 활용해 무력화한 일종의 비대칭 전술인 셈이다. 격추된 아파치 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을 구조한 것도 미 해군의 수상드론이라고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전했다. 방산업체 사로닉이 개발한 무인 선박 ‘코세어’인데, 악시오스는 “인간과 지능형 군사 장비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미래 전쟁의 단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이번 발언은 휴전 기조는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이란의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12일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휴전이 깨지고 확전의 소용돌이로 빠지는 상황은 트럼프로서도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BBC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아주 강력한 합의 체결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며 “아주 좋은 합의로 핵무기도 다른 어떤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X(옛 트위터)에서 “우리 영토 인근에 있는 외국 군대는 우발적, 잠재적 교전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그들이 (이란 영토 주변에서)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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