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6강슛 ‘스타 탄생’…히딩크와 포옹 아직도 생생

한국 축구 역사에서 ‘해버지(해외 축구의 아버지)’ 박지성(45)이라는 이름의 상징성은 독보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량을 증명했던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 역사에 영원히 깨지지 않을 거대한 이정표를 남겼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위업이다.
박지성의 위대한 첫 도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시작됐다. 당시 21세의 대표팀 막내였던 박지성은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 방을 터뜨렸다. 이영표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절묘하게 트래핑한 뒤, 달려오는 수비수를 오른발 핑거 팁 드리블로 따돌리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이 결승골은 불세출의 스타 탄생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쉿’ 세리머니를 펼친 뒤 달려가 거스 히딩크 감독 품에 안기는 장면은 아직도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의 해결사 본능은 4년 뒤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빛을 발했다. 당시 세계 최강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조재진의 헤더 패스를 향해 육탄 방어를 뚫고 달려들며 절묘한 오른발 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티에리 앙리, 지네딘 지단 등 호화 멤버가 버틴 프랑스를 상대로 승점을 따낸 이 골은 큰 무대와 강팀에 유독 강한 박지성의 클래스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기적의 마침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찍혔다. 대표팀 ‘캡틴’으로 나선 박지성은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7분 상대 수비의 패스 미스를 가로채 폭풍 같은 20m 드리블로 수비수 두 명을 허수아비로 만들며 통쾌한 왼발 쐐기골을 터뜨렸다.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골을 완성한 순간이자,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초석이 된 골이었다.
세 차례의 월드컵에서 터진 박지성의 세 골은 포르투갈,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의 쟁쟁한 강호들을 상대로 오직 순수 필드골로만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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