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촉발 울산지역 행정·정치 재편 3대 관전포인트]기초단체장 행정성과 보수재건 좌우
소속 다른 시장-기초단체장
경쟁관계 속 협력 모색해야
시너지보다 자체 경쟁력 승부
지선서 보수통합 필요성 통감
혁신·재도약 계기될지 주목

6·3 지방선거 이후 울산 지역 범보수 정치 지형이 대대적인 재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상징적 거점이자 정치적 구심점 역할을 해온 울산시장직을 범여권에 내주면서 지역 정치·행정 체계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기초단체장들이 각자도생 체제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민선 8기 동안 국민의힘은 울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다수의 기초단체장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정치·행정 일원화 체제를 구축해 왔다. 시정부를 중심으로 각 구·군이 유기적으로 연결됐고 지역 현안 해결과 예산 확보, 중앙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도 비교적 일사불란한 대응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울산시장직을 범여권에 내주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앞으로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들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울산시와 협력 및 경쟁 관계를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됐다. 지역 개발사업과 도시계획, 국·시비 확보, 각종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주요 현안마다 울산시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정치·행정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은 5선 김기현(울산 남구을) 의원, 재선 박성민(울산 중구)·서범수(울산 울주군) 의원, 보선에서 등원한 김태규(울산 남구갑) 의원 등 4명의 의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북구 박대동 당협위원장과 동구 김상회 당협위원장 등 원외 조직도 가동 중이다. 하지만 울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지역 정치권 전반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히 시장직 한 석을 잃은 차원을 넘어 울산 보수진영 전체의 정치적 영향력과 조직력을 점검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보수진영 내부 갈등과 분열 양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당내 혁신과 조직 재정비 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완패를 면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영길 중구청장, 임현철 남구청장 당선인, 천기옥 동구청장 당선인, 이순걸 울주군수 등 4명의 기초단체장이 생환하면서 지역 기반을 상당 부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 또는 당협위원장 간 정치·행정 협력 체계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와 남구, 동구, 울주군은 여전히 국민의힘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지역 현안 대응과 조직 관리에서도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향후 2년 동안 기초단체장들의 행정 성과가 국민의힘 재건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직은 잃었지만, 기초단체장들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밀착형 행정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할 경우 오는 2028년 총선과 차기 지방선거(2030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보수진영 내부 통합의 필요성이라는 평가가 많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분열이 결과적으로 범여권에 유리한 정치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권파와 친한동훈계, 기존 보수세력과 개혁 보수세력 간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향후 선거에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힘 울산 정치권에 뼈아픈 패배이지만 동시에 혁신과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시장직 상실 이후 각자도생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계파를 뛰어넘는 화학적 결합 수준의 통합이 이뤄져야만 보수 재건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울산 국민의힘은 시장직 상실이라는 정치적 충격 속에서도 4개 기초단체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대로 범여권은 시장직을 확보하며 정치적 주도권을 쥐었지만, 시정 운영 성과를 통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금부터 울산 정치권은 사실상 2028년 총선을 향한 새로운 경쟁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