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 스마트폰 속 도박의 덫 청소년 노린다

차형석 기자 2026. 6. 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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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도박 사이트 노출 증가
울산도 청소년 도박 범죄 급증
반복적인 강한 쾌감·만족감이
뇌 보상회로 자극해 중독 유발
중단 땐 불안감 등 금단 증상도
학업·가정·경제적 피해 초래하고
본인 의지만으로 극복 어려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도움
▲ 이준엽 마더스병원장은 "도박 중독은 병이며,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라는 것을 당사자와 가족들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40대 주부 A씨는 고등학생인 자녀 B군의 도박 중독 때문에 최근 정신건강의학 병원을 찾았다. B군이 온라인 도박을 비롯해 스포츠 도박, 불법 온라인 카지노까지 다양한 도박에 중독돼 수백만원의 돈을 탕진한 것은 물론 학교도 수시로 지각하거나 결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B군은 도박 중독 판정을 받았다. B군의 사례처럼 청소년을 중심으로 도박 중독에 빠져 치료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준엽 병원장과 도박 중독의 정의와 도박 중독의 진행 단계,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청소년 도박 문제 심각한 사회문제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실시한 사이버도박 특별단속 결과, 전국에서 3544건, 5196명이 검거됐고 이 가운데 314명이 구속됐다. 특히 같은 기간 청소년 도박행위자도 7153명이 적발돼 청소년 도박 문제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울산 역시 청소년 도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울산의 청소년 도박범죄 검거 사례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21년에는 한 명도 없다가 2022년 5명, 2023년 5명, 2024년 8명, 지난해 15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00%나 급증한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SNS와 오픈채팅, AI 기반 광고 추천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도박 사이트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도박 중독이라고 할까. 통상 도박으로 인해 본인과 가족에게 심리적, 사회적, 재정적,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박을 지속하면 도박 중독으로 보고 있다.

이준엽 마더스병원장은 "보통 뇌에 있는 보상 회로, 혹은 중독 회로라고 얘기하는 이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보상 회로는 쾌감을 느끼게 해서 그 행동을 지속하게 한다"며 "여기에 관계되는 신경전달물질이 도파민인데, 맛있는 음식을 먹는 등 신체적 만족을 느낄 때, 혹은 사회적 성취감을 맛보게 될 때 우리 뇌에서 분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장은 이어 "이 도파민이 도박할 때 뇌에서 분비가 되는데, 그 분비량은 앞에서 언급한 일상생활의 쾌감을 뛰어넘어 평소 느끼기 힘든 수준의 강력한 쾌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해 준다"며 "이때 경험한 강력한 쾌감과 만족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 도박을 반복하게 되고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반복적으로 도박을 하다 보면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쾌감과 만족감을 얻기 위해 더욱 강한 자극이 필요해지는 내성이 발생하게 되고, 그 결과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도박에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장은 "도박을 줄이거나 중지하려고 하면 나도 모르게 불안, 초조를 느끼거나 반대로 무기력해지는 금단 현기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내성과 금단 증상을 보이는 경우 도박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지 보이지 않으면 입원 치료가 도움

도박 중독뿐 아니라 모든 중독은 일반적으로 똑같은 진행 과정을 밟아간다. 처음에는 호기심이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카지노 같은 곳에서 재미삼아 슬롯머신을 했는데 '초심자의 행운'으로 소량의 돈을 따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아, 나도 쉽게 돈을 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점점 도박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 병원장은 "충동적이고 감각추구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그 반대 성향의 사람이라고 해서 도박 중독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면서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여성이라고 해서,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에 속한다고 해서 도박 중독의 문제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즉, 누구나 도박 중독의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박 중독 치료는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치료 방법은 크게 2가지로 약물 치료법과 비약물치료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 병원장은 "약물 치료제는 주로 도박 욕구를 감소시켜 주기 때문에 통상 항갈망제라고 한다. 비약물치료법으로 다양한 방식의 상담 치료가 있다"며 "도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시키고, 도박을 끊으려는 동기나 의지를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에 도박 행위가 반복적이고, 현재 단도박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중독 관련 센터들이 있으며, 여기에서는 여러 중독들에 대한 교육 및 상담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요시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으로의 연계도 받을 수 있다.

이 병원장은 "많은 경우에 도박에 빠진 사람들의 지인이나 가족들은 이 문제를 개인의 의지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경우 뇌의 보상 회로가 이미 활성화되어 있어서 본인의 의지만으로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기는 매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도박 중독은 병이며,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라는 것을 당사자와 가족들은 알아야 한다"며 "따라서 본인이 도박 중독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하고, 이로 인한 금전적인 문제도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